◆대형사보다 중견사 위험
지방 미분양아파트가 쌓여가면서 정부는 인허가물량을 조정하기로 밝힌 상황. 아직까지 직접적인 인허가 규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형건설사들도 선뜻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사업장을 확보해놓은 경우 PF 리스크 때문에 미분양을 감수하면서 분양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업계의 한숨이 나온다.
신용평가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시공사의 캐피털 PF 익스포저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공사의 익스포저는 5조5000억원으로 10대 시공사가 약 60%를 차지한다.
캐피털 PF 익스포저는 시공사가 직접 대출을 일으키지 않아도 시행사 등과 책임준공 등의 형태로 연관된 리스크다.
건설사별로 보면 포스코건설(5989억원), 현대건설(4917억원), 롯데건설(4911억원), 대림산업(3815억원), 효성중공업(2986억원), 현대엔지니어링(2940억원), 대우건설(2148억원), GS건설(2194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847억원), SK건설(1839억원) 등이다.
이들 대형건설사는 대부분 신용등급이 높고 책임준공 형태로 엮인 계약이므로 갑작스러운 유동성 문제에 노출될 위험은 낮다.
반면 중견건설사의 심각성은 크다. 상위 21~30위권 시공사의 PF 규모는 약 3865억원인 가운데 신용등급을 보면 BBB 38%, 투기등급 21%, 무등급 41%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장 주변에 미분양아파트가 남은 경우 해소될 때까지 분양을 미루는 곳이 많다"면서 "내년이 좀 더 나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데 사실 분양 성과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양사업이 계속 지체되면 결국은 대출이자 등의 부담도 커진다.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것이다.
◆경남·충북, 경기도 외곽도 빨간불
2010년 구조조정 절차를 밟은 건설사 16개 중 5개는 시공능력평가 50위권이었다. 상장사인 성지건설, 아파트브랜드 '블루밍'으로 유명한 벽산건설도 파산했다.
대부분 국내 주택사업을 주로 해온 건설사들로 당시 부실의 최대원인 역시 대규모 PF와 지방 미분양아파트, 미입주로 인한 유동성 악화 등이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을 준비 중인 중소건설사 11개의 14개 사업장 가운데 올 1~8월 발생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대출 보증사고는 1133억원에 달했다. 이 중 843억원(75%)이 지방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분양자들이 잔금납부를 실패하거나 포기했다는 의미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화성, 안성, 평택, 김포, 시흥, 남양주와 지방 경남, 충북 등지에 사업장을 가진 건설사는 현금흐름이 나빠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