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해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잡는 '수소경제' 시대가 열린다. 무한자원이자 청정에너지인 수소는 가장 유력한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해외 선진국은 일찌감치 수소경제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수소경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머니S>는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계획을 점검하는 한편 선진국의 로드맵을 살펴봤다. 아울러 수소경제를 준비 중인 국내 주요기업 현황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수소경제, 어디까지 왔나] ① 친환경시대 이끌 '수소에너지'


글로벌 에너지 활용의 무게추가 화석연료에서 친환경으로 이동한다. 매장량이 한정돼 자원고갈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환경오염, 생태계파괴 등 부작용이 큰 화석연료 대신 지속발전이 가능한 청정에너지 패러다임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맞춰 친환경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잠재량이 무한한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기반으로 수소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무독·무색·무취 청정에너지
수소경제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주 에너지로 사용하는 시대를 말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977년 석유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를 주목, 수소이행협정(IEA-HIA)을 출범하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03년 미국의 주도로 국제 조직인 IPHE가 출범, 세계 주요국이 수소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위한 투자를 확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수소원년’을 선포하고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하지만 정권교체 등으로 제대로 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다 올 들어 수소경제에 다시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반 발전에 비해 효율이 높고 사용과정에서 물만 배출되는 수소야말로 정책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수소는 무독·무색·무취의 가스 화합물의 형태로 전기와 같이 에너지 운송매체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단독으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분해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데 현재는 화석에너지 공정과정의 부산물로 얻는 방식에 의존해 생산방식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안지운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실 연구위원에 따르면 수소는 원자력, 태양광, 바이오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서도 제조가 가능하다. 그는 “아직까지는 수소가 LNG, 납사 등 화석연료로 제조되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연료가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지만 앞으로는 재생에너지 등 청정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도 ‘신에너지 시대를 여는 수소산업의 성장가능성과 발전과제’ 보고서에서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경우 에너지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가스 제로시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연료전지시장 쑥쑥

현재 수소에너지는 연료전지 형태로 사용된다. 수소를 직접 연료전지에 투입해 산소와 만나 전기와 열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연료전지는 가정용·발전용 등으로 사용되는데 가장 활발한 활용분야는 수송용이다. 수송용은 연료전지자동차(FCEV), 이른바 ‘수소차’가 대표적이다.

현재 현대차, 도요타, 다임러, GM, 혼다 등이 수소차 개발에 적극 뛰어들면서 글로벌 연료전지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연료전지시장은 57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소차는 배터리 전기자동차에 비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충전시간이 짧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는 5분 이내의 짧은 충전시간으로 609㎞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진 수소차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승용차보다는 상용차의 활용성이 더 높다는 평가다.
정부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해 수소버스 보급을 우선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달 울산에 1대, 서울에 1대의 시내버스를 정규노선에 투입한 데 이어 내년부터 전국 6개 도시에 수소버스 30대를 투입하는 등 시범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소버스 30대는 각각 서울(7대)·광주(6대)·울산(3대)·창원(5대)·아산(4대)·서산(5대) 등 실제 시내버스 노선에서 운행된다. 2020년 본격 양산체계를 갖춰 2022년까지 총 1000대의 수소버스가 보급된다. 또한 충전인프라 확대를 위해 민간 중심으로 2022년까지 100기의 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경제 로드맵 나온다

정부는 수소차 외에도 수소분야의 투자를 확대해 수소경제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정부는 전문가, 민·관 연구기관, 대·중소기업, 관계부처의 의견수렴을 거쳐 데이터경제, 인공지능(AI)과 함께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미래 친환경에너지로서 생산-저장·이송-활용 등 단계별 수소 밸류체인 구축과 수요기반 확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추진과제로 생산부문에서는 202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연계한 친환경 수소 생산설비 조성을 추진한다. 저장·운송부문에서는 저장·운송 기술개발과 실증시설 설치에 힘쓰고 ‘수소 유통센터(가칭)’를 설립해 적정가격 유통체계를 마련한다.

이용부문에서는 수소버스·차, 충전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수소열차, 수소선박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가정과 건물에 연료전지 보급 확대, 수소발전소 설치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수소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현재 수소차 판매가는 현대차의 넥쏘 기준 최대 8000만원에 달한다. 정부는 보조금을 제외한 판매가격을 2020년까지 5000만원대로, 2025년에는 일반 자동차와 대등한 수준까지 낮출 방침이다.

수소경제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만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순차적인 제조업 활력제고 및 혁신대책 마련 일정을 설명하면서 다음달 초 수소경제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0호(2018년 1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