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명여고. /사진=뉴시스 |
시험지 정답 유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들이 시험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가 포착됐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취재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증거 중 하나는 지난해 1학기 일본어 기말고사 시험에서 나왔다. 해당 문제는 ‘마네키네코(まねきねこ)’라는 일본 고양이 인형을 “주로 ( )와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다”며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한글로 적으라”는 것이었다.
문제에는 괄호 뒤에 '~와'라는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정답으로 '가게' 등과 같은 단어가 어울린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달리 쌍둥이 두 딸은 '상점 앞'이라는 어색한 답을 적었다. 실제로 출제자가 제출한 정답지엔 이 문제 정답이 '상점 앞'으로 돼 있었다.
같은 시험 서술형 답지에서도 이상한 점이 드러났다. 이 시험에는 '스미마셍(すみません)'의 뜻 네 가지 용례를 나열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다른 학생들은 '잘못'이라고 하거나 '실수'라고 썼고 '잘못했을 때 하는 말', '실수했을 때 하는 말' 등으로 답을 작성했다. 그러나 쌍둥이 두 딸만은 '잘못이나 실수했을 때 하는 말'이라는 정답지와 똑같은 답을 썼다.
증거는 또 있다.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생명과학1 시험에서도 교사가 미리 출제한 정답과 쌍둥이 딸 중 한명이 답을 똑같이 쓴 사례가 발견됐다. '상동염색체 접합이 감수 1분열 전기에 일어나기 때문이다'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CBS는 "해당 문제는 원인이나 이유를 묻는 게 아니라서 '때문이다'라는 답을 적을 수 없다"며 "아니나다를까 문제와 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쌍둥이 딸은 출제자가 실수한 그 답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적었다"고 지적했다.
또 매체는 "전날(23일) 열린 재판에서는 이런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수사를 했던 경찰·검찰이 앞서 말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1심 선고가 머지않았는데 이제라도 보다 철저한 진실 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씨는 2017년 치러진 두 딸의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회에 걸친 교내 정기고사와 관련해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알아낸 답안을 딸들에게 알려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