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밤 9시5분 기준 4만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경비원 A씨가 일했던 아파트 입주민이라 밝히며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인해 4월말부터 20일 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깨끗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그 밖까지 청소하시는 등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이라며 “아침마다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하시고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고 묘사했다.
청원인은 입주민 B씨가 근무시간에 주차문제로 경비원을 폭행하고 폭언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진하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힘드셨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경비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가 지난 10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4월21일부터 최근까지 50대 초반의 아파트 입주민 B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집에선 ‘(입주민들이) 도와줘서 감사하다’. ‘억울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발생했다. A씨는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며 주차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때 나타난 입주민 B씨가 자신의 차량을 밀려는 A씨에 항의하며 시비가 붙었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사건이 처음 발생한 지난달 21일 B씨가 A씨를 폭행한 뒤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고 27일에는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했다.
주민은 A씨가 B씨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서져 주저앉는 등 상해를 입었다고도 말했다. A씨는 다음날인 28일 B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웃 주민은 지난 5일 긴급 입주민 회의까지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입주민에게 ‘감사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주민들은 A씨의 비보가 알려진 지난 10일 오후 아파트 단지 내 경비실 앞에 작은 분향소를 마련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이웃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취지로 지난달 27일 A씨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피고소인 A씨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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