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올 2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시장 기대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엔 메모리 가격 조정 국면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서버용을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 전반적 상승세를 이끌었던 D램에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선 클라우드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고 5G 스마트폰 수요가 확대되면서 서버·모바일을 양대 축으로 삼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진행된 2020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가격 하락폭을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올 하반기를 D램 가격의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 하반기엔 평균판매가격(ASP)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상반기에 상승했던 D램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실제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bps)의 지난 6월 고정거래가격은 3.31달러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 1월에 전월 대비 1.07% 오른 2.84달러를 기록한 이후 4월에는 11.9% 상승하는 등 5개월째 이어지던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다만 가격 조정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2차 발발 같은 외생적 요인만 없다면 가격 조정 기간은 짧을 것"이라며 "과거 3~4년간 벌어진 수요와 공급 조정이 작년말 기점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등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됐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의 점진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1년 메모리 시장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수요가 올해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을 전망한다"면서 "올해말 기준으로 고객사 재고도 건전한 수준으로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내년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가 올해보다 20%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는 올해보다 30% 초반대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메모리 성장세를 이끄는 대표 부문은 서버와 모바일이다. 서버 부문에선 하이퍼 클라우드 업체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속 늘어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 시장에선 코로나19로 감소된 스마트폰 출하량이 내년에 두자릿수 이상 반등하는 데다가 5G 스마트폰 출하 확대로 고용량 메모리 탑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글로벌 무역분쟁 같은 불확실성 리스크가 남아있어 SK하이닉스는 수요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주요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연초 코로나19 리스크를 고려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관련된 이슈를 반영시킨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2분기 영업이익 1조9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3%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에서 추정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1조7398억원 대비 2000억원 이상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분석된다.
2분기 매출액은 8조6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조2643억원으로 135.4% 늘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낸 것은 2019년 1분기1조3665억원 이후 5분기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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