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퐁니퐁넛 사건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씨(왼쪽)와 하미 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씨.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류석우 기자 =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원이 50여년 전 이를 조사한 국가정보원의 문서를 공개하라고 재차 판결했다.
서울고법 행정4-1부(부장판사 김재호 이범균 이동근)는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임재성 변호사가 국정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소송에서 민변 측이 공개청구한 정보는 1968년 2월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발생한 민간인 70여명에 대한 학살사건 관련 자료다. 이 사건은 '제2의 미라이 학살'로 불렸을 만큼 학살규모나 양태가 처참해 외교적 논란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변에 따르면 당시 중앙정보부는 1969년 11월 학살에 관련된 1중대 1소대장 최영언 중위, 2소대장 이상우 중위, 3소대장 김기동 중위를 신문했는데 국정원이 현재까지 신문조서 목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민변은 최씨 등 3명을 조사해 작성한 문건의 목록을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국정원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지난 2018년 법원은 "당시 작성한 문서들을 1972년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촬영해 보관했으며 그 목록이 존재한다고 인정된다"며 "자료는 약 50년이 경과한 사실에 대한 사료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해당 정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등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국정원은 항소했지만 2심도 민변 측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하지만 국정원은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사유로 비공개 처분을 다시 했고, 민변은 이 재처분에 대해 재차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국정원이 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중 최영언, 이상우, 김기동 3명의 생년월일을 제외하고 취소한다"면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고, 국정원 측이 항소했지만 이날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