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 :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997년 10월31일생, 잉글랜드)
래시포드는 10대 시절 이미 맨유 최고의 기대주로 손꼽혔다. 10대 후반이던 2015-2016시즌 중반 혜성같이 1군에 등장, 데뷔전(對미트윌란,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부터 멀티골을 작렬하며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래시포드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쌓아올렸다. 1군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5골 2도움을 올린 래시포드는 이후 두시즌 연속 리그 30경기 이상을 출전하는 등 꾸준한 출전기회를 보장받았다.
래시포드는 2018-2019시즌 드디어 그 빛을 봤다. 해당 시즌 리그 33경기에서 10골 7도움을 올리며 공격의 중추로 올라섰다. 지난 2019-2020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17골 9도움을 몰아친 것을 비롯해 공식전 총 44경기에서 22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팀이 부진에 빠져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경질설까지 흘러나오는 기간 묵묵히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겪었던 오랜 과도기를 지나 비로소 다시 빛을 보고 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9승3무3패 승점 30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1위 리버풀(승점 32점)을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31골을 터트리며 리그 최다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다. 래시포드도 리그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이같은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퍼거슨 시절 이후 줄곧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던 맨유의 정상 탈환을 프랜차이즈 스타 격인 래시포드가 앞장서 도전하고 있다.
여담으로 래시포드는 경기장 밖에서의 생활도 매우 모범적이다. 어린 시절 맨체스터의 빈곤한 가정에서 자란 래시포드는 영국 내 아동 복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속 영국 정부에 결식아동 무상급식 지원 기간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해 수용되기도 했다. 래시포드는 이 같은 사회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맨체스터 대학으로부터 명예학위를 수여받은 데 이어 지난해 10월 대영제국 5급 훈장도 받았다.
도약 :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1997년 8월22일생, 아르헨티나)
한때 아르헨티나 최고의 농구선수를 꿈꿨던 174㎝의 '농구광 소년'이 이제 인터밀란과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책임질 새로운 에이스로 각광받고 있다.라우타로는 래시포드보다도 빠른 지난 2014년 자국 명문 라싱 클럽을 통해 프로에 발을 디뎠다. 초반에는 후보에 그쳤으나 2018-2018시즌 수페르리가 21경기에서 13골을 몰아치며 단박에 유럽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이 중 2500만유로(한화 약 333억원)를 제시한 인터밀란이 마르티네스의 새 둥지가 됐다.
이탈리아에서의 첫 시즌을 35경기 9골로 예열한 마르티네스는 2019-2020시즌 기다렸다는 듯 잠재력을 터트렸다. 새롭게 합류한 파트너 로멜루 루카쿠와 소위 '빅 앤 스몰' 조합을 형성, 세리에A에서만 도합 37골(마르티네스 14골, 루카쿠 23골)을 넣었다. 두 선수의 활약은 인터밀란이 해당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하고 세리에A에서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는 원동력이 됐다.
특유의 활약에 이적설도 나왔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1월부터 줄곧 스페인의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와 연결됐다. 바르셀로나는 당시 노쇠화 우려와 부상이 겹쳤던 루이스 수아레스(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대체자로 마르티네스를 점찍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정적 타격을 입으며 마르티네스의 몸값을 지불하기 어려워져 결국 물러났다. 바르셀로나와의 이적설은 흐지부지됐지만 스페인 명가와의 연결은 마르티네스가 유럽 진출 3년도 채 되기 전에 어떤 위치까지 올라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됐다.
부활 : 우스망 뎀벨레(FC바르셀로나, 1997년 5월15일생, 프랑스)
23세의 나이에 벌써 '부활'을 꿈꿔야 하는 선수가 있다. 유독 빨리 찾아왔던 전성기를 지나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던 우스망 뎀벨레가 새해 다시금 도약을 꿈꾼다.뎀벨레는 프로 데뷔 시즌이던 2015-2016시즌 프랑스 스타드 렌에서 12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유럽의 주목을 받았다. 곧바로 독일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1500만유로(약 200억원)에 뎀벨레를 낚아챘다. 꿀벌군단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뎀벨레는 2016-2017시즌 곧바로 49경기에서 10골 21도움을 기록해 자신의 재능이 단발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하지만 빠르게 발휘한 재능과 쏟아지는 관심이 어린 선수에게 독처럼 작용했다. 뎀벨레는 바르셀로나와의 이적설이 제기되자 팀 훈련에 불참하는 등 돌출행동을 벌였다. 결국 총액 1억3000만유로(약 1735억원)라는 막대한 이적료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지만 잦은 부상과 어마어마한 몸값이 주는 부담감은 뎀벨레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았다.
4년 동안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에서 남긴 기록은 공식전 87경기에 24골 18도움이 전부다. '네이마르의 후계자'라는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에게 부합할 만한 성적이 결코 아니다. 2019-2020시즌은 장기 부상으로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치는 등 날리다시피 했다.
뎀벨레는 이번 시즌 묵묵히 부활의 발걸음을 딛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중 4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라리가에서 아직 9경기 동안 2골에 그치고 있지만 동료들과 발을 맞춰가며 점차 몸놀림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주변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소속팀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적 타격에 시달린다. 팀 에이스인 리오넬 메시는 2021년 내에 팀을 떠날 것으로 점쳐진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기대하고 데려왔던 필리페 쿠티뉴, 앙투안 그리즈만 등은 쉽사리 폼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뎀벨레 스스로도 여러 구단과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 스스로에게도, 소속팀에게도 중요한 한해의 문이 열렸다.
기사회생 : 도쿄올림픽 나가는 '97년생 태극전사들'
2021년은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1997년생 태극전사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개막이 1년 미뤄지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도쿄올림픽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올림픽 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도쿄올림픽은 당초 2020년 여름 개막이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대회 조직위원회가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올림픽 남자축구의 경우 출전선수 연령이 23세 이하로 제한돼 있다. 대회가 미뤄지면서 올림픽 본선 진출의 주축이었던 1997년생 선수들이 정작 출전 자격을 잃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다행히 국제 스포츠 당국의 결정으로 이 조항은 도쿄올림픽에 한해 완화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4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픽 축구와 관련해서는 지금의 참가자격(1997년 1월1일 이후 출생자 출전 가능)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23세가 넘는 선수들을 최대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동안 김학범호에서는 백승호(다름슈타트)를 비롯해 송범근(전북),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김진규, 이동준(이상 부산),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이상 대구), 강윤성(제주) 등 1997년생 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해왔다. 핵심 전력의 출전이 가능해진 만큼 김학범호의 올림픽 본선 경쟁도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올림픽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