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말 외교안보팀 지명자들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했던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와 국제제도에 복귀해 글로벌 리더십을 재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국의 귀환' 선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전통적 미국의 역할에서 멀어졌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선 축하 전화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역사적 역할을 재확인해줄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전해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자의 외교 기조는 지난해 봄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실린 기고문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글로벌 리더십 재확립을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손상된 미국의 민주주의를 우선 회복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 첫해에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겠다면서 "세계의 민주국가들을 결집해 우리의 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이로부터 퇴보하는 국가들과 맞서며, 공통의 어젠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패와 인권 그리고 권위주의와의 싸움이 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회의 개최는 동맹국들과의 유대 관계를 강화할 뿐 아니라 대중전선을 구축해 중국과의 이념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와 핵 비확산, 보건안보 등의 분야에선 중국과 협력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펼치겠다고도 천명했다. 중산층이 국가의 성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한편 국제경제의 규칙이 미국에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같은 전략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낳았던 중산층의 분노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한 검토에서 비롯됐다.
포린어페어스는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진단하면서 "미국 외교와 국내 정책을 일치시키는 국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외교통'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 때문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리더십 발휘, 자유주의 국제 질서 옹호, 민주주의 및 인권 보호 등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의 전통적 국제적 역할을 맹목적으로 추진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당의 오랜 외교 기조인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로 완전히 돌아가기보다는 실용주의적 국제주의 형태를 띨 것이란 전망은 이 때문에 나온다.
아울러 바이든 당선인은 기고문에서 "미국인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무역장벽을 허물고 보호무역주의로 향하는 위험한 세계적 추세에 저항"해야 한다며 '미국 우선주의'와의 결별을 분명히 했지만 중산층 재건을 위한 외교정책은 보호무역주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