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서울시민들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집값 폭등,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등 유독 시민 입장에서 불행한 일이 많았던 지난해를 극복하는 희망찬 1년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새해를 맞아 시내 각지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올해 서울에 가장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왔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해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으면 일상도 경제도 모두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란 반응이었다.
마포구 성산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황모씨(34)는 "지난해 여름만 해도 '곧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자유롭게 여행하지 못하는 삶,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삶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어 슬프다"며 "서울이 코로나19 청정도시가 돼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공덕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2)는 "코로나19로 입은 타격이 너무 커 이대로 가다간 올해 장사를 접어야 할 수도 있다"며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해 고맙지만 솔직히 결정적인 도움은 되지 않고 오로지 코로나19 종결이 모든 문제의 해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내 한 자치구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윤모씨(39)는 "내 직업이 봉사하는 일이긴 하지만 지난해는 여름 이후로 너무 힘들었고 여행을 통한 휴식도 하지 못해 억울하단 생각마저 들었다"며 "2020년 이전의 정상적인 일상이 펼쳐지는 2021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들의 주거 안정이 실현되는 신축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공공 갈등 인식조사'에서 갈등이 가장 심각한 분야로 '주택'이 5점 만점에 4.47점으로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주거 문제는 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올해 영등포구 당산동의 아파트 전세계약이 만료된다는 직장인 서모씨(31)는 "웬만한 동네의 서울 아파트는 10억원이 넘는 세상이 왔는데 일반인 월급으로 꿈도 못 꾸는 수준이기 때문에 근로 의욕이 사라지고 있다"며 "내 소유의 서울 아파트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내가 살 장소라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미래 주거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후 서울시내 사립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이모씨(23)는 "옛날 어른들은 서울에서 성공하고 터전을 잡은 분이 참 많았다는데 우리 세대는 순전히 집값 때문에 부모님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 같다"며 "집값을 낮추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서울시와 정부는 공급을 크게 늘리는 등 주택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중구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47)는 "난 집값이 낮은 곳으로 몸만 이사 갔는데 여건만 된다면 서울로 돌아오고 싶다"며 "서울시, 그리고 정부는 누군가에게 최고의 부동산 정책은 서울에서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정해지는 새로운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비록 공식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지만 서울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데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데서다. 어떤 정당에서 시장을 배출하든 역대 최장인 9년간 재직한 박원순 전 시장의 공과 과를 두루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박모씨(64)는 "지지 정당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등 역대 시장들은 모두 각자의 비전을 보여준 사람이었다"며 "서울을 글로벌 미래도시로 성장시킬 추진력과 감각이 있는 사람이 새로운 시장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민인 안모씨(47)는 "코로나 시국에다 권한대행 체제라서 서울시가 한동안 눈에 확 들어오는 사업을 못한 것 같은데 올해는 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임 시장이 잘 못한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원순 흔적 지우기에만 몰두하면 최악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유모씨(38)는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복지 사각지대, 청소년 교육문제, 양성 평등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태산"이라며 "보여주기, 포퓰리즘 혹은 특정 정파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정책 등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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