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수돗물 음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플라스틱 생산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텐데…"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탄소 중립에 대해 취재하며 한 환경보호 캠패인에 참가하는 시민으로부터 지나가듯 들은 말이다.
대한민국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한 국가로, 탄소 배출 절대량을 줄이든 아니면 이를 흡수하는 정책을 사용해서든 30년 뒤에는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발전소 출구 전략을 찾거나,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해야할 일이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약 우리가 집에서 나오는 수돗물에 대한 음용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사실 수돗물 음용률을 높여 불필요한 페트병과 비닐 사용량을 줄이자는 얘기는 최근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도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수돗물 음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이같은 이슈가 최근 다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데는 코로나19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난데 있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25일부터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개정에 따라 전국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을 반드시 분리배출 하도록 하고 있다.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을 높이고 비닐의 자원순환도 높이겠다는 의도인데 아직은 시행 초기라 정확한 통계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시행 1주일 전까지도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투명 페트병 배출 비율이 50%에 이르고 해당 제도가 시행되는지도 모르는 시민들도 많아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따라서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환경단체가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게 최선이라고 말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투명 페트병이 재활용이 가능하다지만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과 완전히 회수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폐플라스틱 대책에서 생수병을 유리로 대체하는 방안을 꺼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수질 지수가 매우 높은 나라에 속한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UN국가별 수질지수에서 122개국 중 8위다. 수돗물은 수질검사 항목만 300가지에 이르고 이는 일본과 호주 등에 비해서도 더 깐깐한 기준에 속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간간히 터져나오는 불신의 사례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준 이유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인천광역시의 붉은 수돗물 대란이다. 아울러 그 보다 더 큰 이유는 특유의 소독약 냄새와 막연한 불안감이다. 환경단체에서 조사하는 수돗물 음용실태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막연한 불안감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생수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생수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해 2013년 5057억 원 이후 연평균 10.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규모만 1조 3000억원이 넘는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페트병 출고량(28만 6000t) 중 먹는샘물·음료 페트병이 67%(19만 2000t)를 차지한다.
생수는 수돗물에 비해 탄소 발생량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낸다. 수돗물의 탄소 발생량은 1t당 0.3g에 불과한 반면, 생수는 이보다 700배가 넘는 238g이나 배출한다.
건강 측면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은 좋지 않다. 미세 플라스틱 섭취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기 때문인데 최근 생수 미세플라스틱 기사가 미디어 메인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과일과 채소에서 높은 수준의 플라스틱 오염이 발견됐다고 밝혔는데 미세플라스틱입자가 1그램당 최소 5만2050개에서 최다 22만3000개까지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을 끈 부분은 이러한 음식 섭취를 통한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은 페트병 생수 섭취를 통한 것보다는 양이 적었다는 설명이었다.
수돗물 미세플라스틱의 경우도 국내에서 환경부가 2017년 직접 조사한 적이 있다. 환경부가 조사한 24개 정수장 중 21개 정수장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았고 3개 정수장은 1ℓ당 각각 0.2개, 0.4개, 0.6개가 검출됐다.전체 평균은 1ℓ당 0.05개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수돗물 검출 결과는 외국 검출(ℓ당 평균 4.3개) 사례보다 낮으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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