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단 1개의 부문에만 후보로 올라 미국 매체들이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가 지난 3일(한국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1개 부문에만 후보로 올라 미국 현지에서 비판이 일었다.
'미나리'(감독 정이삭)는 올해 '오스카 레이스'라 불리는 미국 시상식 시즌에 약 50개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미비평각위원회(NBR), 온라인 비평가협회,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등에서 각본상 및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후보로 인정 받고 있다.

'미나리'의 윤여정은 할머니 순자로 출연해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등 20개 협회 및 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한국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미나리'는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단 한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다. 미국 국적의 한국계 미국인 감독과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이지만, 골든글로브의 언어 규정 때문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규칙상 영화 부문의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극중 언어의 50% 이상이 영어여야 한다.

'미나리'는 작품상에서 제외됐지만 주연 배우들의 연기상 후보 지명은 가능했다. 하지만 이마저 불발됐다. 다른 시상식에서 각광을 받았던 배우 스티븐 연과 윤여정 등은 골든글로브에서는 남우주연상이나 여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데드라인과 버라이어티 등 현지 언론은 당황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데드라인은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골든글로브 주최 단체)는 영어에 대해서만큼은 종종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단체)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며 "스티븐 연과 윤여정은 많은 칭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골든글로브 후보 발표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데드라인은 앞서 불거졌던 골든글로브의 '인종차별'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오늘 아침, 트위터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이 주제로 돌아가 논쟁하며 미국을 깨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버라이어티 역시 '미나리'가 작품상에서 제외됐을 뿐 아니라 주연 배우인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 후보에서도 제외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는 '미나리'가 미국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기이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앞서 버라이어티는 아카데미 시상식 예측 기사에서 '미나리'의 윤여정을 가장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쳤을 만큼 '미나리'의 작품성에 대해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미나리'의 작품상 후보 제외는 언어 규정 등 때문에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다. 현지에서도 후보 발표 전 아시아계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미나리'처럼 골든글로브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서 제외됐던 '페어웰' 룰루 왕 감독은 "나는 올해 '미나리'처럼 미국 영화 같은 미국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이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기대하는 미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적'인 것을 오로지 '영어의 사용'으로만 정의하는 구식 규정들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킴 역시 "이 영화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나라가 사실은 미국인데도 말이다"라고 의문을 표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오는 28일 열린다. '미나리'의 국내 개봉일은 오는 3월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