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사진=머니S
금융감독원이 1조6000억원대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최고경영자(CEO)에 중징계를 예고했다.
금감원이 예고한 안건은 오는 25일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제재심에서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제재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두 은행은 인원 공백에 대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금감원과 은행 간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 라임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에 부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사전제재 통지문을 보냈다. 라임사태가 벌어졌을 때 우리은행장을 맡고 있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직무정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경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 중징계로 분류돼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판매 금액이 3577억원으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고 기초자산이 부실됐다는 정황을 감지한 뒤로도 펀드를 판매했다는 점을 고려해 고강도 징계가 내려졌다. 현직 은행권 CEO의 직무정지 통보는 지난 2014년 KB사태를 불러왔던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후 처음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금감원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의 책임을 물어 문책 경고를 내리자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지난해 3월 임기 3년의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직무 정지가 최종 확정되면 다시 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진 행장에 대한 문책경고 제재가 제재심과 금융위원회까지 거쳐 확정되면 진 행장은 3연임 또는 금융지주 회장 도전에 제동이 걸린다. 이에 따라 DLF 사태 중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한 손 회장 사례를 따를 가능성도 있다.


라임사태로 징계를 받은 은행들은 금감원의 제재심 등 남은 절차에 대해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내부통제기준이란 모호한 잣대로 금감원이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라임사태 수습은 판매 은행이 감내를 해야 할 부분이지만 CEO에게 책임을 확대해 처벌을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금융당국의 책임 전가로 인해 CEO의 중징계가 연이어 벌어지면 경험을 가진 인재가 전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