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느리게, 더 느리게.'
키움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은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넘칠 줄 몰랐던 의욕을 억제하며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딛는다.
박동원은 그동안 지구력이 떨어졌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둘렀지만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불미스러운 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항상 후반기 타율이 전반기보다 훨씬 나빴다.
지난해에도 개막 첫 달인 5월에 타율 0.347 6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홈런(12개)의 절반을 한 달 동안 날렸다. 이후 월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타점 생산 능력도 떨어졌다.
연봉 인상자로 분류됐으나 500만원만 올랐다(2억2500만원→2억3000만원). 한 해 전에는 타자 최고 인상률(150%·1억3500만원)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박동원은 "솔직히 깎이지 않은 게 어디인가"라며 웃은 뒤 "시즌 초반 같은 활약을 끝까지 펼치고도 500만원만 더 받았다면 서운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성적으로 삭감 없이 (소액이라도) 인상돼서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손사래를 쳤지만 아쉬운 마음은 굴뚝같다. 남의 탓이라고 화살을 돌리기도 어렵다. 스스로 부족했다는 걸 인지했다. 그래서 싹 바꾸기로 결심했다.
박동원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더 잘 치려고 의식했다. (사이클 상) 잘 안 될 때도 있는데 너무 못 친다고 자책했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잘하든 못하든 평정심을 유지하며 한 시즌을 마치고 싶다. 그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했다.
매년 스프링캠프는 2월 1일부터 시작한다. 박동원은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최상의 몸 상태로 합류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과거엔 그랬지만 올해는 다르다.
박동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당장 경기에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만들어 스프링캠프에 소집했다. 의욕이 너무 앞서서 자꾸 오버페이스를 하려고 했다. 매일 훈련 성과에 집착했다. 다 내려놓았다. 오늘 훈련이 잘 되든 안 되든 해야 할 것만 집중하고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몸이 근질근질해도 참는다. 박동원은 "가끔은 공을 세게 던지면서 강한 타격도 하고 싶다. 그러나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딱히 나만의 노하우는 없지만 계속 컨트롤을 하고 있다. 나에게는 도전이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천천히 해보고 싶은 마음가짐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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