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0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대기업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지난 15일까지 2020년 잠정실적을 공개한 326개 기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127조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0.6%(7839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수혜·피해 업종별 실적 엇갈려

전체 22개 업종 중 11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19조1453억원 늘었다. 언택트(비대면) 확산 등에 힘입어 IT전기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7조9882억원으로 1년 새 13조3923억원 증가했다. 증권(1조5941억원↑), 보험(1조4504억원↑), 식음료(1조1309억원↑) 업종도 1조원대 영업이익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11개 업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조3614억원 감소했다. 34개 지주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산액이 22조50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2069억원 줄었고 조선·기계·설비(2조1523억원↓) 업종이 감소액 규모로 뒤를 이었다. 자동차·부품(1조4428억원↓), 철강(1조3861억원↓), 공기업(1조1015억원↓) 영업익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26개 기업 가운데 185곳의 영업이익이 늘었다. 이들 기업에서 늘어난 영업이익은 28조9262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8조2254억원↑)와 SK하이닉스(2조2999억원↑)의 합산 영업이익 증가액이 10조5253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36.4%를 차지했다.

이어 LG화학(1조4575억원↑), LG디스플레이(1조3303억원↑), HMM(1조2805억원↑)이 1조원대 영업손익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주사 LG(8011억원↑)와 LG전자(7588억원↑), 하나금융지주(5777억원↑), 삼성생명(5375억원↑), 키움증권(4812억원↑)이 이익 증가 규모 '톱10'에 들었따.


반면 141곳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8조1423억원 줄었다. 지주사 SK의 영업이익이 4조141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SK이노베이션(3조8381억원↓)이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1조5078억원↓), 포스코(1조4658억원↓), 현대중공업지주(1조2637억원↓), GS(1조1126억원↓)도 1조원대 감소를 보였다.

두산(9869억원↓), 강원랜드(9327억원↓), 두산중공업(9228억원↓), 현대자동차(8242억원↓), 롯데케미칼(7540억원↓), 우리금융지주(7196원↓), 현대모비스(5290억원↓), CJ CGV(5145억원↓)도 영업손익이 5000억원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빼면 전체 실적 부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의 전체 실적은 부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32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837조9436억원으로 2019년(1848조2391억원)보다 0.6%(10조2954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매출 증가액은 11조3158억원으로 다른 기업의 매출 감소 규모를 뛰어넘는다. 324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86조566억원)과 당기순이익(50조8460억원)도 2019년 대비 각각 10.2%(9조7414억원), 2.1%(1조942억원) 줄었다.

조사대상 326곳 중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019년 26곳에서 지난해 25곳으로 감소했다. SK, SK이노베이션, GS, 두산, 두산중공업,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1조클럽'을 반납했고 LG화학, 메리츠금융지주, CJ제일제당, 미래에셋대우, 삼성화재가 '1조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액이 10조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2019년과 2020년 53곳으로 같았다. 삼성증권 매출액이 2019년 6조6562억원에서 지난해 11조79억원으로 확대되며 10조 이상 매출 기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한항공 매출이 2019년 12조6834억원에서 지난해 7조6062억원으로 축소되며 10조 이상 매출 기업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