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김도엽 기자 = '한국의 연방수사국'(FBI) 국가수사본부 초대 본부장 후보로 남구준 현 경남경찰청장(치안감·54)이 단수 추천됐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가 1월 1일 출범한 지 53일 만이다.
남 후보자는 그동안 유력한 국수본부장으로 언급돼 왔지만 경찰이 외부 인사를 대상으로 국수본부장 공모 절차를 진행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내부 선발 시 국수본부장 1순위 후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경찰 내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남 추천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찰대 행정학과(5기)를 졸업한 후 임용됐다. 그는 Δ경남청 수사과장 Δ마산동부경찰서장 Δ경찰청 범죄정보과장 Δ서울양천경찰서장 Δ경찰청 특수수사과장 Δ경찰청 형사과장 Δ창원중부경찰서장 Δ경찰청 사이버안전수사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8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청와대 국정상황실로 파견돼 근무했다. 당시 국정상황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남 후보자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그의 추천 과정에 친정부 인사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경찰 내부에선 국수본부장 적임자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주요 이력에서 나타나듯 수사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만큼 수사력에 이견이 없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공통된 견해다.
남 후보자는 지난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디지털 성범죄 '박사방' 'n번방'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했다. 그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을 검거하고 공범들까지 소탕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지난해 8월 경남경찰청장으로 이동했고 다시 6개월 만에 국수본부장 후보자로 추천됐다.
경찰 관계자는 "초대 국수본부장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무엇보다 경찰 수사를 잘 아는 인물이 취임해야 한다"며 "약점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국수본부장에 부합하는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경찰의 다른 관계자는 "인품이 훌륭해 남 후보자를 따르는 후배도 적지 않다"며 "임명 과정에서 흠결만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가 국수본부장이 된다고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부 지원자 가운데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결국 내부로 시선을 돌린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1일 시작한 국수본부장 공모에는 경찰 출신인 백승호 김앤장 변호사(57·사법연수원 23기)와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60·경찰대 1기), 비경찰 출신 이정렬 전 판사(52·사법연수원 23기), 이창환 변호사(54·사법연수원 29기), 김지영 변호사(49·사법연수원 32기) 등 총 5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대부분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국수본부장의 최대 요건인 '수사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세민 전 기획관은 수사통으로 분류되고 소신과 강단이 있어 후배들 신임이 두터웠지만 그의 나이가 경찰 정년 연령인 60세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국수본부장은 임기가 2년이며 중임은 할 수 없다. 헌법과 법률을 위배할 경우 국회에서 국수본부장 탄핵소추를 할 수 있다. 내부에서 선발할 경우 Δ경찰청장 추천 Δ행정안전부 장관 제청 Δ국무총리 경유 Δ대통령 임명 등으로 총경 이상 임용 절차와 같다. 경찰 서열 3위 계급 치안감인 남 후보자가 서열 2위 계급 치안정감인 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되면 승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 견제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경찰권 확대로 요약되는 수사권 조정(지난달 1일 시행)에 따른 경찰청장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국수본 취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수본이 출범하면서 경찰청장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됐고 국수본부장이 수사 지휘를 총책임지게 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정례 간담회에서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으로 경찰청장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구체적 사건에 지휘·지시·관여를 할 수 없다”며 "법의 정신이 오롯이 구현되도록 일체의 구체적 사건에 지시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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