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2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임한별 기자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2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리 인상 시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한 빚투(빚내서 투자)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올 4월 말 기준 73%에 달했다. 이는 전월(70.7%)과 비교해 2.3%포인트, 전년 동월(61.5%) 대비 9.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18년 7월(74.2%)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잔액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을 살펴봐도 올 4월엔 71.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0.5%)과 전년 동월(65.7%) 대비 각각 0.6%포인트, 5.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5년 2월(71.3%) 이후 6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웃도는 것은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가계신용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부담이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내야 할 이자는 크게 불어날 수 있어서다.

올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전년 동월(1611조4000억원)과 비교해 9.5%(153조6000억원)이나 불었다. 특히 올 1분기에만 37조6000억원 늘었는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가계 빚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권 가계대출에 카드 사용금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다중채무자 10명 중 4명 이상 달해

문제는 가계부채의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구성도 악화됐다는 점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420만명을 상회하는 데다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차주는 전체 차주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차주 중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말 기준 423만6000명으로 2017년 말(404만2000명)에서 3년만에 4.8%(19만4000명) 증가했다. 다중채무자 대출 금액은 2017년 43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517조6000억원으로 17.9%(78조7000억원)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차주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는 비중은 28.7%로 나타났다. DSR는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10명 중 3명 가량은 연 소득의 40% 이상을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쓴다는 설명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겠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채무가 더 늘어나 향후 금리 인상 시 더 큰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계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론 (부실 측면에서)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