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한 후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자와 거래하면 은행에 이익이 되지만 당연히 리스크 부문도 분석해야 한다"며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하면 금융위로부터 벌금을 받고 경우에 따라 미국 금융당국이 (문제를) 살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세탁 방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은행 스스로 판단되면 1000만원 이상 고액 거래에 대해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하면 된다"며 "카지노에서도 자금세탁이 의심되면 FIU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왜 가상자산만 뭐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라고 은행에 '최고 리스크 담당 책임자(CRO)'와 준법감시인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실명확인 계좌를 내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관련 사고가 발생해도 은행의 직접적인 중과실이 없다면 '면책'을 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금세탁 부분에서 1차 책임은 은행에 있다"며 "그 정도도 할 수 없으면 은행 업무를 하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올해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법(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사업자들이 영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오는 9월 24일까지 은행에서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를 받아야 한다.
'대출 갈아타기' 핀테크 종속 반발에… 은성수 "의견 들어보겠다"
금융위원회가 올 10월 추진하는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사업에 은행권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은 위원장은 의견을 들어본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올 10월 중 시행될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의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플랫폼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부담인데다 핀테크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은 위원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제재 취소 행정소송 1심 결과가 나오면 이를 살펴본 뒤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징계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회장에 DLF 사태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을 물으며 지난해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지만 손 회장은 금감원 제재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1심 판결은 다음달 20일 나온다.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 사태 관련 감사원의 금융감독원 임직원 징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노조의 성명서를 저도 받았고 노조와 감사원에 대해 제가 대답하는 건 적절치 않은 거 같다"며 "잘 참고하겠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