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뉴스1) 나연준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은 한국 야구사의 잊지 못할 아픔이 됐다. 출발부터 삐걱거렸고 대회 마지막까지 반전도 없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노메달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올림픽 본선에 임했던 대회에서 첫 노메달이다.
한국은 이상하고 복잡한 토너먼트 방식의 최대 수혜자가 되며 3번 패하고도 동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그 찬스조차 살리지 못했다.
김경문호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올림픽 2연패를 외치며 당당하게 일본에 입성했지만 3승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신화를 쓰며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의 순간을 맛봤다.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13년 만에 다시 정식종목이 되면서 야구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는 당연히 높아졌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과정과 결과만 남았다.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되자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2008년 대표팀에는 류현진, 김광현과 같은 에이스와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승엽 등이 포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에이스가 없었다.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원태인, 김민우, 고영표, 이의리 등이 선발 자원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무게감은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프로야구판을 뒤흔든 '음주파문' 사태가 발생했다. 그 여파로 대표팀에 포함됐던 박민우, 한현희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일이 벌어졌고, 과거 해외 원정 도박 문제로 징계를 받았던 오승환을 대체 선수로 선발한 것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은 일본으로 향했다.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면 싸늘한 시선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타선의 부진 속에 애를 먹었으나 조만간 전체적인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 달라지는 흐름이었다.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막강한 화력의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고, 2라운드에서는 이스라엘 마운드를 두드리며 콜드게임 승까지 기록했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져갔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의 기세는 준결승부터 꺾였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2-5로 패하며 주춤했고, 이어진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패해 결승행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2연패를 당하며 한국의 올림픽 2연패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금메달 가능성이 사라진 뒤 김경문 감독의 발언은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본에 온 것은 아니다",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결과만 쫓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마지막 동메달 결정전의 역전패는 슬픈 결말의 마침표와 같았다.
초반 대량 실점하고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역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투지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드라마는 없었다. 그러나 마운드는 8회 다시 5실점하며 무너졌고, 결국 대표팀은 빈손으로 일본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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