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 간의 네거티브전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가운데, 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네거티브전 중단'을 선언했다. 계획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님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대선 경선의 목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 창출"이라며 "민주당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모든 후보와 당원들이 단단한 원팀이 돼 본선 승리를 일궈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그간 자신의 공세에 대해 "경선보다 중요한 본선 승리를 위해 네거티브 공세에도 반격을 최대한 자제했다. 흑색선전에 가까운 과도한 네거티브 공격에 맞선 최소한의 방어조치로서 진실에 기초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마저도 국민들 보시기에 불편하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자신과 부인 김혜경씨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점을 강조했다. 또한 다른 캠프에는 소통채널 구축을, 당에는 '음해 등에 신속한 대응조치'를 요청했다. 박찬대 캠프 대변인은 이 지사 선언에 대해 "중대 결단이다. 지금 임계치가 차서 어떤 손해와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은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의 대선 주자 지지율은 상당 기간 여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지지율의 박스권 정체 국면 또한 길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고, 네거티브전 과열로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력 등 과거가 헤집어지다시피 했다. 대세론을 다져야 할 상황에서 해결할 수 없는 과거 논쟁에 사로잡혀 경선 국면에서 이렇다 할 수확을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주자들 사정도 녹록지 않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7월 말, 8월 초' 골든크로스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전 대표 지지율의 상승세는 주춤하거니 일부 조사에서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후발주자들 역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네거티브전에 묻혀버렸다.
여기에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도 한마디씩 거들면서 여당 경선은 이래저래 네거티브전에 잠식된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각자의 리스크처럼 보이나 본선 국면에 접어들면 여당 대표 주자인 만큼 한꺼번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벌써 그 여파가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지사의 이날 선언이 네거티브전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 선언에 대해 "저는 지난달 19일에 네거티브 자제를 포함한 '경선 3대 원칙과 6대 실천'을 제안 드렸다. 이 후보도 저의 제안에 응답해줬다. 감사하다"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 전 대표 측은 "네거티브전의 제일 큰 피해자는 이낙연 후보"라면서 자질에 대한 검증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이날 그간 자신의 공세에 대해 "최소한 방어조치였다"며 서로 네거티브전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세균 전 총리 역시 "네거티브와 검증의 명확한 판단 근거와 경계가 무엇인가"라며 뒤끝을 보였다.
이날만 보더라도 이 지사 회견 직전까지 이 지사 측 관계자들은 이 전 대표 측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는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다른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이 계속 공세한다면 가만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 하루 이틀 네거티브전 중단 분위기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서로 상대의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하면서도 자신들의 공세는 검증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결국 언제든지 네거티브 공방이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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