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되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허용되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전략이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인 만큼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에는 제약이 따르지만 총수공백 리스크에 따른 부담을 일정부분 덜어낸 만큼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207일 만에 가석방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광복절 가석방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광복절 가석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가석방 허가 사유를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구치소를 빠져나올 예정이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지 207일 만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출소 후 곧바로 현업에 복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석방은 형을 면제받지 않은 채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조건 하에 구금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이어서 특경가법상 5년간 취업 제한을 받는다.


해외 출국 또한 자유롭지 않다.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길 경우 매번 법무부의 심사를 거쳐 출국 목적이 명확할 때에만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몸이 된 만큼 총수로서 대규모 투자와 관련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삼성전자의 경영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 투자 구체화 되나

업계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반도체 투자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심화되며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다.

그사이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수십~수백조 단위의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격차를 확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170억달러(19조원) 규모로 미국에 파운드리 제2공장을 짓기로 틀을 잡았지만 아직 부지 선택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영어의 몸을 벗어난 만큼 삼성전자도 투자계획이 한층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반도체 등 전략산업 선점경쟁에서의 초격차 유지와 미래 차세대 전략산업 진출 등의 국가경제 발전에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 부회장에 대한 법무부 결정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나아가 새로운 경제질서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다만 재계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전략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제한을 해제해 줄 것으로 촉구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향후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 및 글로벌 생산현장 방문 등 경영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추후에라도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