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강승지 기자 = 확진자 중심의 방역관리 체계를 중증 환자·치명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계 전환을 찬성하는 쪽은 사회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 반면,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쪽은 확진자 규모가 증가하면 위중증 환자도 함께 증가하는데 현 의료대응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봤다. 단, 장기적 관점에서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은 모두 같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2000명 이상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한 원인을 델타변이의 확산과 휴가철 이동량 증가, 지역사회 잠재된 감염원 등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위험도 평가는 사뭇 달랐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은 독감 수준만 못하다"며 "예전과 다른 질환이 된 거나 다름없어 확진자 중심의 체계에서 중증 환자·치명률 중심의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델타 변이로 인해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어려운 만큼, 확진자 규모 자체에 큰 의미가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 대비 사회 경제적 피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우 사람의 이동을 직접적으로 제한해 감염 전파를 차단하는 고전적인 방역 대책이다. 따라서 거리두기의 목적 자체가 감염자 수를 줄이는 방법에 해당한다.
특히 김 교수는 "(위중증·치명률 중심 체계로 전환해)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면서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다 그대로 이행해야 하지만,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규제나 모임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면 확진자가 늘겠지만, 자가 치료를 활성화해 어느 정도 발생 규모를 용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환자만을 중심으로 병원과 인력에 투자해야 한다. 이 비용이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 비용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당장 이러한 전환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위·중증, 치명률 중심의 관리체계는 확진자 발생 규모를 증가시키고, 결국 위중증 환자도 지금보다 많이 발생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의 의료대응체계, 손실보상 방법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일상과 방역의 조화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방역을 완화했다가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당장은 중환자를 감당하는 의료체계가 문제"라면서 "위중증, 치명률 관리 체계로 전환하려면 그에 맞게 의료체계를 계획적으로 정비해야 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각 병원들은 코로나19 환자 수용을 위해 병상을 비워두고 대비 중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타 질병 중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시설이 감소한다는 데 있다. 또 인건비, 유지비 등 정부에서 세금으로 보전하는 부담 또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정부도 고민이다.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를 1개월 넘게 시행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오히려 시행 1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다시 급증했다. 그러나 당장 방역체계를 전환할 계획은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기까지 총환자수(확진자)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접종률이 확대되면서 치명률이 감소한 부분은 향후 방역체계에서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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