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지난 13일(한국시간) 펼쳐진 LA 에인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오타니 쇼헤이는 토론토와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투타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에인절스의 승리를 견인,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오타니는 당시 3연전에서 타자로 10타수 3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11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에 그친 게레로 주니어보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ESPN은 "게레로 주니어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없지는 않으나, 현 시점에선 오타니가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타석보다 마운드 위에서 더욱 돋보였다.
오타니는 토론토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봉쇄했다. 4회말 폭투 2개로 위기를 자초하며 2점을 내줬으나 전체적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토론토 타자들은 오타니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게레로 주니어와의 첫 투타 대결은 1피안타 1볼넷 1삼진, 백중세였다.
올해 오타니의 호투는 놀랍기만 하다. 일본 무대에서 '투수 오타니'는 85경기 42승 15패 624탈삼진 평균자책점 2.52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S급 투수'로 평가받지 않았다. 부상 탓에 투타 겸업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으며 올해도 시범경기 성적표는 3패 평균자책점 12.19로 부진했다.
정식 시즌에서도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오타니는 시즌 개막 후 등판 일정 등을 관리 받으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으나 5월까지 단 1승에 그쳤다. 시즌 초반만 해도 오타니의 홈런쇼에 더 열광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내구성이 업그레이드된 오타니는 꾸준하게 등판하면서 어느새 언터처블 투수가 됐다. 6월부터 10경기에 나가 6승(무패)을 쓸어 담았다.
오타니는 7월 1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⅔이닝 2피안타 4볼넷 1사구 1탈삼진 7실점으로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는데 구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을 받았다.
부진은 오히려 반등의 계기가 됐고, 이후 오타니는 더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7월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1.69) 짠물 투구를 펼쳤다. 이전까지는 잘 던지다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최근 등판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 기간에 홈런 허용은 1개에 불과했고, 오타니를 괴롭혔던 볼넷도 4개에 불과했다. 어느새 오타니의 시즌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09까지 떨어졌고, 피안타율은 1할대(0.188)다.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 활약상이다.
오타니가 이 흐름을 이어가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10승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쓸 상징적인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선수 중 1명인 베이브 루스가 단일 시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을 기록한 것은 1918년(13승 11홈런)이 마지막이었다. 100년이 지나 오타니가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특급 타자이면서 특급 투수가 된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MVP를 예약한 분위기다. ESPN은 "오타니는 타석, 베이스, 마운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중"이라며 "이미 그는 전설적인 선수 레벨로 올라섰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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