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올 11월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시내 NH농협은행 대출 상담창구./사진=뉴스1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대출절벽 현실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이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운영을 중단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대출중단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목표치에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현재로선 대출 중단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30일까지 신규 부동산담보대출을 한시적으로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주담대는 물론 전세대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단체승인대출(아파트집단대출) 등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출 상품운영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대출에 대해선 신규 대출은 물론 증액, 재약정까지 막는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한시적으로 신용대출 신규취급 중단에 나선 적은 있었지만 주담대 시행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은행이 이같은 조치를 결정한 것은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올해 가계대출의 연간 증가율을 5∼6%로 맞추라고 권고했지만 농협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말보다 5.8% 늘었고 올 7월 말에는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이 7.11%에 달했다.


우리은행 역시 다음달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의 신규 이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올 3분기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소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5월초에도 2분기 설정해놓은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소진함에 따라 해당 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출상품 별로 분기별 한도를 정해 가계대출을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 3분기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황"이라며 "신청액까지 모두 한도로 잡기 때문에 기존 전세대출 신청에서 취소가 나올 경우 추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 18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대표상품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기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삼는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30일부터 퍼스트홈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낮추고 퍼스트전세보증론의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도 하향 조정한다. SC제일은행도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해 대출 수요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출중단 확산되나… 카뱅까지 신용대출 축소 검토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은행의 대출제한 조치가 확산되는 이른바 농협은행발 '대출중단'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이 대출 운영을 중단하면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려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카카오뱅크 역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하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마이너스 통장 등 개인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대출 목표 계획의 절반도 채우지 않아 여유가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5%, 신한은행 1.7%, 우리은행 2.1%, 하나은행 3.4% 등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간 목표치 안에서 대출이 관리되고 있어 대출 중단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측도 "대출을 당장 중단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