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길 위의 음악인 탱고에 클래식, 재즈를 접목해 그가 만들어낸 걸작들은 해석에 해석이 더해지며 지금도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오는 9월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졸라 공연을 앞둔 더블베이스 연주자 성민제(31)는 "피아졸라지만 피아졸라 같지 않은, 색다른 피아졸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민제의 '송영훈·성민제 나이트클럽 2021'은 프로그램 전체가 피아졸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성민제는 피아졸라 곡만 연주하는 공연이 잘 없다는 점에서 "오직 피아졸라만을 위한, 그에 올인한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에서는 피아졸라의 작품 중 12곡을 새로 편곡해 선보인다. '망각', '나이트클럽 1960', '아디오스 노니노' 등 대표곡도 있고, '고독'(soledad), '천사의 죽음'(La Muerte del angel), '상어'(Escualo) 등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도 있다.
성민제는 "대중들이 생각하는 피아졸라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기존 누에보(새로운) 스타일에 또 누에보를 더했어요. 한 시간 동안 텐션이 끊기지 않고 쉴 틈 없이 긴장감이 흐를 겁니다. 탱고 음악을 질리지 않고 계속 재밌게 들을 수 있구나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피아졸라의 음악은 악기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이번 공연엔 첼로(송영훈)와 더블베이스를 주인공으로, 클라츠 밴드(재즈베이스 최진배, 피아노 이한얼, 퍼커션 최승환), 그리고 피아졸라 곡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카운터 테너(박서진)와 하프(심소정)가 더해졌다. 성민제는 "고음악기 없이 이런 편성으로 연주하는 피아졸라는 없을 것"이라며 "굉장히 충격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는 클래식 업계에서 보기 힘든 솔로 연주자다. 지난 2006년 16세 때 세계 권위의 요한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한 뒤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지 않고 솔로로 활동하며 다양한 장르 연주자들과의 협연으로 더블베이스를 알리는 데 애써왔다.
그런 그에게 이번 공연은 조금 더 특별하다. 함께 공연할 연주자들을 직접 모으고, 공연의 콘셉트를 잡는 등 거의 기획자처럼 참여했다. 첼리스트 송영훈과의 협연도 '정명훈과 7인의 음악인들'에서의 인연으로 그가 직접 제안해 성사됐다. 그는 "2~3년 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나만의 방식,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다 음악을 하시니까 어릴 때부터 악기만 바라봤던 것 같아요. 시야가 좁았던 거죠. 그러다보니 창의적인 작업에 목말랐던 것 같아요. 이제는 좀 고생하더라도 내가 즐겁고, 좋아하는 음악을 해보려고요. 짧게 할 것도 아니고 지치면 안 되잖아요. 그럴 힘도 생겼고요."
이는 대중에게 다소 낯선 더블베이스를 알리고, 더블베이스를 위한 레퍼토리를 확장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내가 선구자는 아니지만 솔로로 활동한 지 17년이 지났는데 더블베이시스트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도 보다 '창의적인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리지널 곡이 없는 더블베이스에게 숙명"인 작곡도 계속된다.
"더블베이스는 볼륨도 크지 않고 남자 목소리랑 비슷해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소리, 질감이 달라져요. 그래서 어렵지만, 다른 악기와 연출이 잘될 수 있어서 매력적이죠.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싸우는 피아졸라는 또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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