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시내 NH농협은행 대출 상담창구./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대출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일부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중단·한도축소를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마저 오늘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한파와 함께 유례없는 대출 보릿고개를 맞닥뜨릴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에서 이를 인상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참석하지 않으면서 차주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언급한 데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 금리를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대출금리의 인상속도가 가팔라질수록 대출이자 상환에 따른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오른 대출금리, 더 오를까

이미 대출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올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1등급·1년)는 지난달 기준 연 3.03~3.63%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연 2.34~2.78%)과 비교하면 하단은 0.69%포인트, 상단은 0.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만기 10년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연 2.52~2.70%에서 연 2.65~3.11%로 올랐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41%포인트, 0.13%포인트 올랐다.

5대 시중은행뿐 아니라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6월 기준 연 2.92%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월(연 2.9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75%로 지난해 1월(연 3.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019년 6월(연 2.74%)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협 대출 증가율 7.1% 달해 "연쇄중단 가능성 낮아"

여기에 일부 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정한 가계부채 증가 목표치를 넘기거나 근접하면서 일부 대출상품 운영을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11월30일까지 신규 가계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우리은행도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다음달말까지 해당 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한다. SC제일은행도 담보대출 중 하나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오는 30일부터는 이 대출의 우대금리도 0.2∼0.3%포인트 줄인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대출중단 조치가 다른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농협은행을 제외한 다른은행의 경우 안정적으로 대출 관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들의 전년말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KB국민은행 2.6%, 신한은행 2.2%, 하나은행 4.4%, 우리은행 2.9%로 당국 목표치인 5~6%에 비해 여유가 있지만 농협은행은 7.1%에 달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더욱 옥죄면서 은행들은 앞으로도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를 빠르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현재보다 더 많은 이자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지난 17일부터 거래실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기존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0.3%포인트 축소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가산금리를 0.11%포인트 높였다. 한은에 따르면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국민과 신한은 대출 증가율 목표치의 집행률이 50%에 그친 상황이라 대출 관리에 여유가 있는 편"이라며 "추가 대출중단 사태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