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사진=한국은행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를 앞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현행 연 0.5%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저금리가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 폭등 등을 불러온만큼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라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지만 이는 일시적이고 기조적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22일 내놓은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 우려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도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와 누적된 학습효과로 감염병에 대한 민감도가 하락한데다 추가 방역강화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경제적 영향은 과거에 비해 작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려할만큼 소비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폭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것이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델타변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연장됐지만 한국은행은 백신 보급과 학습효과 등을 근거로 경기 회복세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적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4.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금리 인상의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지난 5월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도 금융불균형의 시정을 가장 우선적인 정책 목표로 지목한 바 있다"며 "이후 직전 금통위인 7월에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수준까지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상대적으로 정책의 우선 순위를 금융안정으로 강조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중론으로 굳혀지는 듯 보였으나 연일 2000명이 넘는 확진자 증가는 통화정책의 신중론을 지지하고 있다"며 "'부동산이냐 전염병 확산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인 상황에서 5월 만장일치 동결과 7월 의사록에 담긴 '전염병의 추이'에 무게를 두고 이달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급증에 널뛰는 집값… 기준금리 인상 만장일치?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 목표치를 5∼6%로 제시했지만 지난 7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보다 10.0%(15조2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은행권에서만 가계대출 잔액이 9조7000억원 늘어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3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전월(9억2813만원)대비 1억8117만원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보다 기준금리 동결이 더 큰 리스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쏠려있다"며 "금통위에서 주상영 위원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만큼 금리인상이 의결되더라도 만장일치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