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아이 때문에 집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왔어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담배 유독물질을 노출시킬 수 있다. 흡연 뒤에도 흡연으로 발생한 유독성 화학물질은 여전히 주변에 남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3차 흡연이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차 흡연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기를 마시는 것보다는 덜할 수 있지만 그것도 계속 누적이 된다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개념"이라고 했다.
3차 흡연의 개념은 간단하다.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흡연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나가서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흡연 중 발생한 화학물질이 머리나 옷에 묻어 아이와 가족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간접흡연과 같은 원리…머리나 옷 등에 유독물질 남아
흡연으로 발생한 화학물질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간접흡연과도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 머리나 옷뿐 아니라 주변 공기나 집안의 카펫, 벽 등에도 유독 물질이 남을 수 있다.
최천웅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 후 옷을 털지 않고 집에 들어오는 경우 옷에 남아있는 미세먼지가 집안으로 같이 들어오는 것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3차 흡연에 얼마나 노출돼야 사람에게 어느 정도 피해가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3차 흡연에 대한 경고는 해외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클리브랜드 폐 전문의인 움베르토 최 박사는 아직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물질은 흡연 및 간접흡연과 마찬가지로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흡연과 관계없는 폐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미국에서 공개됐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사람 세포의 유전자(DNA)를 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을 임상시험이 아닌 실험실에서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했기에 실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최 박사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DNA 손상은 실존하는 위험이며 질병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2010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니코틴이 공기 중 아질산과 반응할 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합물인 발암 물질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3차 흡연이 다른 조건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다"라며 "광범위하게 노출돼있기 때문에 증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아이들 유해물질 누적 가능…노출도 쉬워
다만 어린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계속 유해물질이 누적될 수 있어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가령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돼도 60세부터 80세까지 노출된 것과 3세부터 80세까지 노출된 것은 누적량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날 수 있다.
최 박사는 "아이들은 (유해물질이 묻은) 바닥이나 옷 등의 물건에 더 노출되기 쉬워 3차 흡연에 가장 취약하다"며 "특히 이 물건들을 만지고 손을 입에 넣는 아주 어린아이들은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자와 함께 사는 성인들도 3차 흡연에 노출될 위험이 훨씬 높다"며 "이 사람들을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천웅 교수는 "흡연 후 집에 들어올 때마다 머리를 감고 옷을 빨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흡연은 안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