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명동거리의 폐업한 가게에 대출 안내문이 놓여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전체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는데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점차 증가했다. 특히 전체 자영업자의 24%가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3월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38만8000명으로 전분기 대비 11만명(2%) 줄어든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낸 자영업자는 261만3000명으로 전분기 대비 7만명(2.7%)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금액 역시 57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6000억원(3.2%)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중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낸 다중채무자는 지난 130만6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24.2%를 차지했다./사진=뉴스1
최근 금융당국이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자금난 우려가 높아진다. 이들 자영업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돈줄까지 막힐 수 있어서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이자 부담까지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고강대 가계대출 규제 일환으로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한도를 바짝 조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에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해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3일 은행 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1억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올 초 은행권에서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지 못한 은행 두 곳을 선정해 현장검사를 가겠다고도 했다. '영끌', '빚투'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다고 진단해 특단의 대책을 낸 것이다.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 은행들도 강력한 자구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출이 가장 많았던 NH농협은행은 11월말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의 신규, 증액, 재약정을 중단하고 우리은행도 9월말까지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멈춘다.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피해가 볼 수 밖에 없다. 다중채무가 많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통상 은행에서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대출을 받고 부족분은 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나 신용 등 가계대출을 끌어다 쓴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차주는 204만명이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대출 차주의 78%에 해당한다. 코로나19 4단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의 자금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전방위 대출 규제로 '돌려막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여기에 오는 26일과 올 10월,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를 해주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