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비대면 취임사에서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본시장 간의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지금부터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과 글로벌 금리인상, 유동성 축소는 필연적인 금융·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이라며 "최근 1년반동안 급증한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주요 선진국의 금융·통화정책 정상화를 필연적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가격 상승과 거침 없는 민간신용 확대가 더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 위원장은 경고했다.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관련해 그는 "당장은 인기가 없더라도 당면 현안의 핵심을 지적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숙명"이라며 강경책을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기한 미연장… 

중소기업・소상공인 어려움 감안할 것
암호화폐 거래소의 줄폐업 우려에 대해선 고 위원장은 "더는 피하거나 미룰 수 없다"며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신고 기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암호화폐 사업자가 거래소 영업을 하기 위한 신고절차를 강화해 거래 참여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책을 정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고 위원장은 "소상공인의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상환유예 등 이미 추진 중인 한시적 지원조치의 정상화시엔 최근 코로나19 방역강화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빅테크와 핀테크, 기존 금융업권간 협력방안 모색이 긴요하다"며 "전자금융과 지급결제 시장의 제도개선도 유연한 자세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건전성 감독이라는 명분으로, 경쟁을 저해하거나 일상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부분은 없는지 금융감독원과 협력해 꼼꼼히 살피고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금융소비자와 투자자 보호에도 주력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산업도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DLF(파생결합상품)와 사모펀드 사태 등 일련의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의 신뢰' 복원이 시급한 만큼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 위원장은 금융위 직원들에게 "오늘 우리의 노력이 내일의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을 좌우한다는 자부심과 각오를 다시 한 번 새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