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김규빈 기자 = 보건복지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2일 총파업을 5시간 앞두고 협상을 타결한 배경은 파국 만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도 하루에 2000여명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 진료기능이 마비되면 4차 유행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파업 강행하면 정부 책임론·노조도 국민적 비판 피하기 어려워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9월 2일 총파업을 예고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4차 유행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파업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도 이런 여론을 모를 리 없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이 1년 8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간호사 등 의료인력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일터를 떠나는 의료인도 많아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위해서라도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같은 명분이 있더라도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을 강행했다면,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의사단체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집단휴진을 강행하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시 전공의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했고 정부는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의사단체도 여론전에서 큰 상처를 입었다.
보건의료노조가 만약 파업을 강행했다면 지난해 의사단체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지금은 지난해 8월과 달리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1671.4명이었다. 지난해 추석 전후로 발생한 신규 확진자 70~100여명과 비교하면 20배 가까이 확진자가 많은 셈이다.
정부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지난해 의사단체 집단휴진 사태를 겪고도, 유사한 사태를 또다시 막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쇄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제13차 노정실무교섭회의'에 김부겸 국무총리가 방문한 것도 파업 만은 막겠다는 정부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까스로 협상 타결, 불씨 남아…예산 들어가는 정책 첩첩산중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가 파국을 피했지만, 파업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향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양측은 노정실무교섭회의를 통해 22개 과제 중 17개 과제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 필요한 5개 과제는 협상 막바지까지 이견을 보였다. 지난 1일 열린 '제13차 회의' 분위기는 양측 고함 소리가 회의실 밖까지 들릴 정도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가 이견을 보인 과제는 Δ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기준 마련 Δ공공의료 확충 세부계획 Δ간호사대 환자 비율 법제화 Δ교육전담 간호사 제도 전면 확대 Δ야간간호료 지원 등이다.
5개 과제 모두 정부 예산 등이 들어가는 만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인력 부문은 정부 예산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정부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과제다.
양측은 파업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감염병 대응인력 기준 중 중증도별 간호사 배치 기준은 9월까지, 세부실행 방안은 10월까지 마련한다. 공공의료 확충 세부 계획은 2025년까지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한다. 또 공공병원 확충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직종별 인력 기준은 보건의료인력 우선순위를 정해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교육전담간호사제도는 2022년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전면 확대할 예정이다. 야간간호료 지원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2022년 1월 말부터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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