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아침 풀잎에 이슬이 맺히며 가을이 시작되는 절기 '백로(白露)'를 앞두고 볼에 닿는 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선선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 청명한 하늘에 이미 가을에 들어선 듯 하지만, 기상청은 평년과 비슷한 시기(9월 하순)에 가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백로(7일)를 사흘 앞둔 이날 전국적으로 아침기온이 15~20도에 그치고, 한낮에도 24~29도에 머물 것으로 예보됐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광주·제주 28도, 대전·대구·부산 27도, 강릉·울산 25도 이다.
특히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은 낮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고,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 및 산지·충북 북부·경북 북부의 아침기온은 15도를 밑돌며 서늘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에는 북동쪽 고기압이 확장돼 모처럼 선선하고 쾌청한 날씨가 예상된다"면서도 "아직은 상층 기압골이 유지되고 있고, 남쪽에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가을의 시작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을은 언제 시작될까. 기후학적으로 가을의 시작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9일간 유지될 때 그 첫날을 말한다.
기상청 열흘치 중기예보를 보면 오는 13일까지는 서울 기준 최저기온이 18~19도로 전망돼 가을의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보인다.
본격적인 가을이 되려면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2010~20202년 평균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는 날은 9월29일이었다.
기상청이 2일 발표한 1개월 전망에 따르면 9월13일~19일 주평균기온이 22.4~23.6도, 20일~26일 18.4~19.4도, 27일~10월3일 18.4~19.4도로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50%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건조하고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고 동해안에선 동풍이 불어 아침 저녁으로 가을과 비슷한 날씨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평년과 비슷한 날씨가 예상돼 (가을의 시작도)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절기상으로도 밤낮의 길이가 같아 가을의 가운데로 불리는 추분(9월22~23일, 30년 평균기온 19.8도)에야 본격적으로 가을에 들어선다.
기상청이 추산한 30년 평균값을 보면, 가을의 첫 번째 절기 입추에는 일 평균기온이 26.7도로 20도를 크게 웃돌고, 처서(25.4도)와 백로(23.1도)까지도 늦더위가 이어진다.
게다가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는 추세다. 과거(1912~1940년) 9월17일 시작하던 가을이 최근 30년새(1991~2020년) 9월26일로 9일 늦어졌다. 계절의 길이도 73일에서 69일로 확연히 짧아졌다.
백로의 과거 기온이 나타나는 시기도 5일 늦어져 가을 시작일이 늦어진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백로는 한자로 흰 백(白)에 이슬 로(露)다. 이때 즈음이면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흰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됐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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