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앞으로 다가온 1차 슈퍼위크를 앞두고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져 8일부터 시작된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의 사퇴 배수진은 이번 주말과 이달 말로 예정된 호남 순회경선에서 반드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원직 사퇴가 투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광역시의회에서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가 충청권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하고 '대세론'을 형성해 가는 시점에서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낙연 후보는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접전을 예상했지만, 누적 득표율 28.19%(1만841표)로 54.72%(2만1047표)의 이재명 후보보다 26.53%포인트(p) 뒤졌다.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는 64만여명의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발표돼 경선의 판세를 사실상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로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권리당원과 선거인단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의원직 사퇴를 통해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청권 투표율이 너무 낮은 것도 예상과 뜻밖에 결과가 나온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율은 50% 수준에 그쳤다.
이낙연 후보의 의원직 사퇴 카드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지사 찬스'를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 후보가 이날 오후 3시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직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함께 올라오고 있다.
한 권리당원은 "경기도지사님의 도지사직 사퇴를 촉구한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경기도지사님이 사퇴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게 민주당원들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슈퍼위크에서 이 후보의 의원직 사퇴가 당원과 선거인단의 표심을 흔들 만큼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직 사퇴가 큰 이슈는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선거인단은 지역위원장 등이 아는 사람 위주로 모집하는데,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의원직 사퇴에) 관심을 가질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017년 대선에서 유승민·심상정 후보는 의원직을 가지고 했고, 2012년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의원직 유지 여부로 유권자 행동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 사안이나, 국민들이 깜짝 놀라거나 내 삶을 바꿀 만큼 의미가 있는, 국민이 요구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의원직 사퇴가)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두관 의원이 2012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지사직을 던졌는데 무슨 임팩트가 있었나"라며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내 반응도 싸늘하다. 대권 주자인 추미애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숨결이 배인 '정치 1번지' 종로가 민주당원과 지지자에게 어떤 상징성을 갖는지를 망각한 경솔한 결정"이라며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독선적이다 못해 망상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후보의 사퇴에 대해 "경선에 대한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나중에 진위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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