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검찰과 경찰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을 나란히 수사하면서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올해부터 검경 수사권조정이 시행돼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검찰의 협력 없이 경찰이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수사권 조정에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권한이 검찰에 있기 때문이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등 핵심 관계자 8명을 출국금지한 상태다. 이성문 화천대유 전 대표, 화천대유 관계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도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성 대표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17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그의 보좌관을 했던 인물이다. 이화영 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한성 대표는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포착해 경찰청에 통보한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흐름'과 관련돼 있다.
지난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1만여㎡(약 27만8000평) 부지에 5903가구를 조성하는 1조1500억원짜리 사업이다
해당 사업 시행사로 선정된 컨소시엄 '성남의 뜰' 의 지분 7%를 보유한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가 자본금(투자금) 3억5000만원으로 4000억원대 배당수익을 올려 특혜 의혹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수수' 의혹도 경찰은 들여다보고 있다. 곽 의원 아들도 출국 금지된 만큼 경찰의 집중 수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앞서 1일 회계분석 등 전문인력 24명을 증원해 화천대유 수사 인력을 총 62명 규모로 확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수사 지휘 조직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화천대유 사건 총괄대응팀을 설치며 수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이번 사건의 주도권은 검찰이 쥐고 있어 경찰 수사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은 대장동 특혜의혹 핵심 피의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최근 구속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정모씨로부터 3억원 등 총 8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경이 이번 사건을 놓고 신경전을 펼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경찰 내부에선 검찰과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컨대 경찰이 기소 전 몰수 및 추징보전 등 범죄수익을 환수하려면 검찰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찰이 기소 전 몰수 및 추징보전을 신청하면 검찰이 이를 청구하고 법원이 인용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구속과 압수수색 등 경찰의 강제수사 영장도 검찰이 받아들여 청구해야 법원은 발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수사권조정에 따라 검찰의 경찰수사 지휘권이 폐지됐으나 검사는 경찰관 수사를 통제할 권한을 아직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올해 정치권 등으로 확산된 부동산 의혹 피의자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검찰과 사전협의 절차를 진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검찰이 부동산 투기 피의자의 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경찰이 강제수사를 하지 못한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 수사구조상 검찰과의 협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협력을 통해 이번 사건을 더욱 촘촘하게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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