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정점 길목에서 새학기를 맞이한 학교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확산세가 3월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 속에 학교 내 집단감염과 이에 따른 가족,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불안에 떠는 학교… 집단감염 온상 되나
5~11세도 백신 접종… “예방효과 90% 이상” “자녀에게 백신 맞히겠습니까”
30%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의 비중이다. 확진자 급증 속에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유행 정점으로 예상되는 시기와 새학기 기간이 겹치면서 확산세가 더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중단을 결정하면서 성인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소아·청소년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행 정점으로 치닫는 길에서 소아·청소년 유행 상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
불안에 떠는 학교… 집단감염 온상 되나
━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정점 길목에서 새학기를 맞이한 학교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확산세가 3월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 속에 학교 내 집단감염과 이에 따른 가족,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행 정점의 규모는 적게는 20만명대 초반, 많게는 30만명대를 넘어서는 숫자로 폭넓게 제시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1월말 이후부터 확진자 발생은 매주 더블링(2배 가까이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5주간 ‘1월21일 6766명→1월28일 1만6092명→2월4일 2만7436명→2월11일 5만3920명→2월18일 10만9820명→2월25일 16만5890명’으로 매주 1.6배에서 2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하는 양상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높은 반면 중증화율·치명률은 낮아 유행의 정점을 찍으면 감소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점의 규모와 시기는 속단할 수 없다. 당초 방역당국은 2월말 3월초 13만~17만명을 예상했지만 이미 이 예측은 비껴갔다.
방역당국은 정점 규모와 시기 전망은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아 예측의 폭이 넓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K-방역의 효과로 누적 확진자가 적어 자연면역 획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는 3월2일 정상등교(전면등교)를 추진하다가 학교 판단에 따라 학사 운영 방식을 선택하도록 방침을 바꿨다. 3월 개학 이후 첫 2주간(3월2~11일)을 ‘새 학기 적응주간’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 기존에 제시한 ‘재학생 신규 확진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 15%’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지역 감염상황을 고려해 원격수업 전환이 가능토록 했다.
개학 이후 확산세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소아·청소년의 확진자 발생이 늘고 있고 해당 연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확진자의 30%정도가 소아·청소년이다. 2월27일 기준 신규 확진자 중 0~9세가 15.41%(2만1284명), 10~19세는 12.57%(2만560명)를 차지했다. 2월20~26일 일주일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세 미만은 하루 평균 3만6298명 확진됐다. 전체 확진자 중 26.4%를 차지한다. 직전주와 비교하면 65.2%(1만4325명)가 늘었다.
지난해 12월21일 오전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낮은 접종률… 전문가들, 소아 확진자 증가 우려
문제는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점이다. 2월27일 0시 기준 13~18세 접종 현황을 살펴보면 18세 접종률은 1차 92.1%, 2차 90.5%다. 16세는 1차 87.9%, 2차 85%이며 14세는 각각 78.1%, 73.9%로 낮아진다. 13세는 1차 66.5%, 2차 60.8%이나 12세는 각각 1.6%, 0.6%에 그쳤다.
학교나 학원 등 밀집시설에서 접종률이 낮은 학생들에게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학생을 통한 가정과 사회로의 2차, 3차 전파도 우려된다.
소아·청소년의 높은 확진 비중은 가족간 전염이 빈번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개학까지 겹치면 학교에서 확진자가 증폭돼 다시 가정내 감염을 높이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방역당국도 청소년 확진이 유행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일부로 방역패스 제도가 중단되면서 확진자 발생 억제를 위한 조치 대부분이 사라진 점도 유행 폭증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장 3차 접종과 소아·청소년 접종률을 끌어올릴 유인책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학교 내 방역 강화와 함께 백신 접종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5~11세 대상 화이자 백신 허가에 따라 3월 중으로 접종계획을 마련하겠다. 소아 환자의 재택치료 역량을 확충하고 응급 대비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방역과 관련해선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청소년 연령층의 3차 접종에 대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소년 3차 접종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접종 여부에 대한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12세 미만 소아의 경우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입원치료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부의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 확산이 심각한 상태라서 12세 미만의 감염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감염됐을 때 빠르게 진단하고 후유증이 남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영유아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연령을 대상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 사진은 화이자의 5~11세용 백신./사진=한국화이자제약
━
5~11세도 백신 접종… “예방효과 90% 이상”
━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영유아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가했다. 방역당국은 5~11세 대상 예방접종 효과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달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1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식약처에 코미나티주0.1㎎/㎖의 임상자료 등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하고 미국 등 4개 국가에서 5∼11세 어린이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와 품질 자료 등을 제출했다.
코미나티주0.1㎎/㎖는 5~11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다. 앞서 식약처가 허가한 ‘코미나티주’(12세 이상, 희석해 30㎍ 투여), ‘코미나티주0.1㎎/㎖’(12세 이상, 희석하지 않고 30㎍ 투여)와 유효성분(토지나메란)은 같으나 용법·용량에 차이가 있다.
5~11세 어린이에게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기본 접종이다.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의 경우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할 수 있다. 1회 용량 중 유효성분의 양은 기존 코미나티주(30㎍), 코미나티주0.1㎎/㎖(30㎍)의 3분의 1이다.
지난해 12월20일 오후 울산 북구 고헌초등학교에서 6학년 한 학생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소아용 백신 안전성은 16~25세와 유사
식약처는 5~11세 어린이 3109명을 대상으로 한 코미나티주0.1㎎/㎖(5~11세용) 임상3상 시험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반적인 안전성 정보는 16∼25세(1064명) 임상시험 결과와 유사했다. 백신 접종 후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상사례인 국소반응은 주사부위 통증(84.3%) 발적(26.4%) 종창(20.4%) 순이었다.
전신반응은 피로(51.7%) 두통(38.2%) 근육통(17.5%) 오한(12.4%) 설사(9.6%) 관절통(7.6%) 구토(4.0%) 순이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사망이나 심근염 및 심장막염, 아나필락시스(전신 두드러기, 숨이 차고 쌕쌕거림, 입술·혀·목젖부종, 실신 등) 등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물과 관련된 입원이나 사망 등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
백신 효과의 경우 5∼11세(264명)와 16∼25세(253명)에서 코로나19 면역반응을 비교해 평가했다. 5∼11세에서 백신(1305명)과 대조약물(생리식염수, 663명)을 투여한 후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비율로 예방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2차 접종 완료 후 1개월 시점에서 5∼11세와 16∼25세의 면역반응을 비교하자 중화항체가 비율과 혈청반응률 모두 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1968명(시험군 1305명, 대조군 663명)을 대상으로 2차 접종 완료 7일 후 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에 따른 예방효과는 90.7%이었다.
식약처는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 및 중증으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 첫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허가 후에도 관련 부처와 접종 후 이상사례를 철저히 관찰, 어린이에게 주의가 필요한 이상반응은 위해성 관리계획으로 연령대별로 모니터링하고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소아도 중증화 가능성 있어”
방역당국은 해당 백신을 고위험군과 거주하는 5~11세 소아와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는 소아에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최근 관련 학회 또는 전문가들이 기저질환자나 고위험군과 살고 있는 소아에 대해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면서 “해당 연령대가 코로나에 감염될 시 중증 발생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접종을 결정했다. 감염 시 어린이도 중증, 입원,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5~11세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세부 시행계획은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그동안 소아·청소년과, 예방의학과, 감염내과 전문의 등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고 부모들의 수용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권 팀장은 “연구는 진행 중이고 3월에 연구를 종료하면 접종 계획 논의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반드시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 어떤 대상자에게 권고를 할지 결정한 뒤에 접종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월17일 자유와 생명수호 교사연합 회원들이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
“자녀에게 백신 맞히겠습니까”
━
정부가 5~11세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가하면서 이르면 3월 말부터 해당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해당 연령대 부모들 사이에선 이상반응 등을 우려해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5~11세 백신 허가했지만… 부모들 반응은 ‘싸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월23일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를 내렸고 구체적인 도입일정과 접종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부모들의 수용성에 대해서도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이 5~11세 백신 접종에 나선 것은 최근 유·아동 연령대의 확진자가 다른 연령대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월 셋째주(13~19일) 연령별 일평균 확진자 발생률에서 0~9세는 인구 10만명당 282.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주(6~12일) 127.6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확산세 억제와 감염 보호를 위해 뒤늦게 5~11세 백신 도입에 나섰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부모로선 이미 확산세가 거세져 접종자도 감염되는 상황에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7세 아이의 엄마인 김모(38)씨의 뜻은 확고하다. 그는 “백신 접종 후 며칠 간 고생한 기억이 있다. 백신을 맞아도 걸리는 판에 아이에게 맞히고 싶은 부모가 누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5세와 8세 아이를 둔 이모(40)씨는 “이미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져 백신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이상반응도 걱정이 된다”면서 “현재는 접종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어린이용 백신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심사 결과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재학생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도입 시기 늦었다” vs “고위험군 접종 효과 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12세의 접종률이 10%를 넘지 못하는데 5~11세도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반드시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떤 대상자에게 권고를 할지 결정한 뒤에 접종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이들의 확산세를 잡는 효과를 내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기상으로 늦었다. 백신은 지금처럼 확진자가 폭증할 때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백신은 접종 뒤 항체가 생기는 시간이 필요한데 오미크론의 특성상 그 시간 내에 돌파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확진 시 경증이나 무증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위중증화 가능성이 낮은 소아에게 백신 부작용을 감수하고 접종을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11세용 백신)승인이 늦어지면서 접종 시기가 지연돼 접종을 일찍 시작한 나라보다 어린이, 영유아의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백신 도입 시기를 아쉬워했다.
소아의 경우에도 고위험군이 있기 때문에 백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유행 상황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감염되지 않은 고위험군 아이들을 보호하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는 어렵겠지만 천식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심각한 아이들, 중증 장애아들한테는 접종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