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의장 직무대행(금통위원)이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한국은행 1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사진=임한별 기자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있다.
9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5%에서 1.50%까지 끌어올린 한국은행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2.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은의 빅스텝 여부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BOC는 전날 기준금리를 0.5%에서 1.0%로 0.5%포인트 올렸다. BOC가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2000년 5월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인 RBNZ도 기준금리를 1.0%에서 1.5%로 0.5%포인트 올렸다. 이 또한 22년만의 첫 빅스텝이다.

RBNZ는 0.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7년여만에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올 2월까지 0.25%포인트씩 올리다가 이번에 빅스텝을 밟은 것이다.


이처럼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빅스텝에 나선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서다. 2월 캐나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30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뉴질랜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4분기에 5.9%를 기록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美 5월 빅스텝 전망 유력

무엇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달 3~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유력시된다.

미국에선 빅스텝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미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5월과 6월, 7월 회의에서도 연달아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현실화하면 3개월만에 기준금리가 1.5%포인트 뛰는 것이다.

미국도 고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날 발표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로 1981년 12월 이후 40여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시카고 연준의 찰스 에반스 총재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당연히 검토할 가치가 있고 어쩌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중립금리가 2.25% 또는 2.5% 수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로 2.25~2.5%로 올려놓으려면 앞으로 남은 6차례 회의에서 2차례에 걸쳐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준 안에서 가장 '매파적' 성향을 보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주리대 토론회에서 "연말까지 금리를 3.5%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하는 기준금리 목표치에 이르려면 6차례 회의 모두 0.5%포인트씩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인 빅스텝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한은이 빅스텝 대열에 합류할지 여부다.

한국은행은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적은 있지만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선 적은 한번도 없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전격 단행한 바 있다.

그동안 한은이 점진적인 통화정책운용을 강조해왔지만 미 연준이 빅스텝을 여러차례 밟을 경우 한은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우려 등을 감안해 연준의 긴축 속도에 보폭을 맞출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하한 적은 있지만 0.5%포인트 인상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회의에서 빅스텝 금리인상 주장이 나왔는지는 의사록이 공개돼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