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폭스바겐이 국내시장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로 질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폭스바겐 전시장 앞.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한국소비자 ‘봉’ 취급하는 폭스바겐
②한국을 ‘디젤 떨이시장’으로 전락 시킨 폭스바겐
③소비자 보상도 차별하는 폭스바겐

세계적인 완성차제조업체 폭스바겐의 한국법인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폭스바겐에게 ‘한국소비자=봉’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왔을 리 없다. 누군가에게는 폭스바겐 차가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에게는 형편없는 ‘조작의 달인’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조작의 달인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소비자 우롱



폭스바겐이 국내 소비자에게 저지른 조작 만행은 201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는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경유(디젤)차 6개 차종 7대를 검사한 결과 EA189엔진(구형 엔진)이 장착된 티구안 유로5 차에서 도로주행 중 배출가스재순환장치(저감장치)를 고의로 작동시키는 임의설정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디젤게이트’가 사실로 확인된 순간이다.


폭스바겐에 시정조치(리콜) 및 판매정지, 인증취소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41억원을 부과했다. 환경부로부터 4가지 제재 조치를 모두 적용 받은 완성차업체는 폭스바겐이 처음이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문제는 앞서 같은 해 9월 미국 환경청이 폭스바겐 경유차 제타, 골프, 파사트, A3, 비틀 등 5개 차종에 대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임의설정 사실을 적발하며 온 세계에 드러났다.

이에 환경부는 당시 문제가 된 5개 차종 중 국내 인증을 받은 유로6, 4개 차종(파사트 제외)과 2008년부터 판매한 유로5 모델을 대상으로 실내 인증시험과 실도로 조건, 임의설정 검사 등을 비교하며 조작 여부를 검증했고 사실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EA189엔진(구형 엔진)이 장착된 유로5 폭스바겐 차가 배기가스 배출을 눈속임하는 임의설정을 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인증시험 모드에서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그 외 조건에서는 가동률이 떨어진 것.

문제가 적발된 티구안은 주행 도로에서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실내 인증시험 기준치의 19~31배를 초과했다. 이는 미국에서 조사한 제타 차종보다는 낮지만 파사트 차종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은 소프트웨어(SW)를 통해 이뤄졌다. 테스트 모드에선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실제 주행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미국의 배출가스 기준은 한국보다 더 깐깐한데 미국 환경청과 공동 조사를 벌인 캘리포니아 환경보호국의 배출 가스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폭스바겐은 꼼짝없이 조작 사실이 들통 났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한 이유에 대해 연비를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깐깐한 배출 가스 조건에 맞추려면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를 속이고 자사의 차를 돋보이게 하려했던 폭스바겐의 행동은 명성에 흠집을 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독일의 완성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국내시장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로 질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폭스바겐 전시장 앞. /사진=뉴스1

“망신은 당해도 반성은 없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고도 반성은 없었다. 또 다른 조작 의혹도 불거졌다. 디젤게이트가 터지고 4년 후 2019년 2월 주요 외신들은 폭스바겐이 개발을 마친 미세먼지 저감장치 장착을 의도적으로 미루고 디젤차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촉매 시스템 내부 장치 사용을 줄이기로 다른 독일 완성차업체와 담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이 개발이 완료된 미세먼지 저감장치 ‘Otto Particulate Filter’(OPF)를 휘발유차에 장착하는 시기를 고의적으로 미루고 디젤차의 요소수 탱크 크기를 정상보다 작게 줄인 사실을 적발했다. EU집행위원회는 이들 자동차 회사에게 8억7500만유로(약 1조19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같은 혐의로 폭스바겐을 비롯한 주요 독일 완성차업체에 대한 제재에 들어갔다.

올 1월 공정위는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다임러 측에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요소수를 활용한 배출가스 저감 기술과 관련해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담합한 혐의다.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만드는 요소수는 요소(urea, 尿素)의 수용액이며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데 쓰인다. 요소수는 화물차·버스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품이다.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때문에 주목받는다.

국내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폭스바겐 등이 요소수 탱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생산단가를 낮췄음에도 출고가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연이은 조작 사건으로 중고차 시세도 떨어져 손해가 크다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