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1
국내 알뜰폰 시장에 규제 바람이 불고 있다. 통신 3사 자회사 비중이 높아지고 KB국민은행 '리브엠'까지 진출하며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알뜰폰이 제시됐지만 오히려 상위 사업자 독식이 가속화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기업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만큼 무조건적인 규제는 가입자 1000만명에 달하는 알뜰폰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014년 통신사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영업을 제한하는 등록 조건을 설정했지만 알뜰폰 회선을 활용해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나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이 진행 중이다. B2B 서비스 제공 업체를 포함하면 통신사 자회사 점유율은 크게 떨어진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 자회사의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비례)은 점유율의 산정 기준 변경을, 김영식 의원(국민의힘·경북 구미시을)은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법안소위에서 다뤄질지 관심이 쏠렸지만 일단은 여야의 '검사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갈등 여파로 소위가 무산되면서 논의는 지연될 전망이다.

통신 3사·리브엠, 알뜰폰 사업 제약 생길까… 규제만이 능사 아니다 




알뜰폰 시장 점유율 규제 논의는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통신 3사는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점유율 규제 논의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알뜰폰 시장이 중소 사업자의 골목상권처럼 여겨지는 데다가 합심해야 할 통신 3사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경쟁구도에 균열을 내야 할 KT와 LG유플러스는 알뜰폰을 활용하려 하지만 기존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알뜰폰 철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통신 3사 자회사뿐 아니라 리브엠도 비판을 받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 연합회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최근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KB리브엠의 알뜰폰 사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브엠이 대형은행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역마진' 수준의 요금제와 과도한 사은품을 제공하면서 과잉경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 리브엠 철수 요구가 수용되면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이익이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내 표적이 된 리브엠은 올해 초 '컨슈머인사이트' 고객만족도 조사에선 알뜰폰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선 알뜰폰의 만족도가 사상 처음으로 통신 3사를 앞서기도 했다.

상위권 사업자들을 규제하면 1000만 시대를 연 알뜰폰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의 고유 취지인 '국민 통신비 인하'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의 브랜드'를 신뢰하는 고객이 많은 가운데 업계는 통신 3사 자회사와 리브엠의 가입을 제한해도 이탈 고객이 많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