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게재 순서
①돌아온 일상, 존폐 기로에 선 비대면 진료
②350만명 경험’ 비대면 진료, 제도화 초석 다졌나
③비대면 진료 갑론을박, 결국은 밥그릇싸움?
①돌아온 일상, 존폐 기로에 선 비대면 진료
②350만명 경험’ 비대면 진료, 제도화 초석 다졌나
③비대면 진료 갑론을박, 결국은 밥그릇싸움?
비대면 진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내려가면 종료될 위기에 처하면서 화두가 됐다.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새로운 의료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오미크론 유행은 재택치료 수요를 크게 늘렸고 비대면 진료에 대한 공감대 또한 키웠다. 보건복지부 집계결과 지난 2월까지 누적 약 350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도 30여곳까지 늘어났다.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 한시허용… 누적 350만건 기록
국내에서 20년 이상 공회전한 원격의료는 코로나19 사태로 새 전기를 맞았다.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2월부터 전화 상담과 처방 등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다.이후 비대면 진료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한시 허용된 2020년 2월 2만건에서 2021년 2월 150만건(이하 누적 건수)으로 늘어났고 2022년 2월 350만건을 넘어섰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 국면에서 의료자원 집중을 위해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적극 권장했다.
이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성장은 가팔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닥터나우는 지난 3월 기준 누적 이용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제휴 의료 기관은 지난 1월 360곳에서 3월 900곳으로 급증했다.올라케어의 올해(1~3월) 일평균 진료 건수는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해(8~12월) 대비 2481%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2019년 612억달러(73조원)에서 매년 평균 25.2% 성장해 2027년 5595억달러(6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988년 첫 논의… OECD 37개국 중 32개국 허용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화나 영상 통화로 환자가 의사와 직접 마주하지 않고 진료를 받는 것을 뜻한다. 다만 정부는 의료 공공성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로 명명하고 있다.
국내 원격의료 논의는 1988년 원격 영상진단 시범 산업으로 싹을 틔웠다. 2002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료인 간의 원격의료가 허용됐다. 이후 특정지역이나 군부대·교도소 등 제한된 공간에서 운영하는 정도에 그쳤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현재 ‘심각’ 단계에서 낮아지면 종료될 처지에 놓였다. 현행법에서 의료인-환자 간 원격진료와 약 배송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비대면 진료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2개국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고 일본은 2015년 전면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중국도 2014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고 2019년 공적의료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갈등 여전한 비대면 진료, 넘어야 할 산은?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2년여 동안 350만건에서 비대면 진료의 전망을 조심스럽게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에서 우려한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관련된 사고 등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국민 쪽에서도 의료 기관 쪽에서도 편익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개인 의료데이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관리할 ‘디지털 헬스케어 주상담의’ 제도를 도입하고 도서·산간 지역과 소외계층 대상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월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닥터나우를 찾은 이유를 되새겨볼 만하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는 논의에 앞서 여러 과제들을 풀어야 한다. 먼저 국민 편익 관점에서 오랫동안 발목을 잡아온 의료계를 설득해야 한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물론 대한약사회 내부에서 비대면 진료 논의가 일부 진행됐지만 강경한 입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 진료의 범위·주체·대상을 정립하는 것도 숙제다. 이외에 의료수가 조정, 안전문제(약물 오남용) 등도 제도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일단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당장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비대면 진료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의협도 ‘비대면 진료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연구와 협의에 나선 이상 원격의료 논의에 대한 관심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