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의 기업 가치를 부풀려 허위 평가보고서를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26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수임 당시부터 기업규모 및 제출(마감)시간으로 인해 정상적인 가치 평가가 가능하지 않음을 알았다"며 "회계전문가 A씨는 제공받은 가치평가의 허위성을 인식하고 위임인의 이익을 위해 눈을 감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보고서가) 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작성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당사자들 경제적 이익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공인회계사의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려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어펄마캐피털로부터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를 요청받고 어펄마캐피털이 제공한 안진회계법인 보고서를 베껴 썼으나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69)과 재무적 투자자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간 '풋옵션' 분쟁과 관련돼 주목을 받고 있다. 풋옵션이란 특정조건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교보생명이 2020년 4월 어피니티 관계자와 안진 회계사를 부당 공모 혐의로 고발하면서 양측은 법적 분쟁 중이다.
검찰은 어피니티 관계자와 안진 회계사가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허위로 보고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이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법원은 지난 2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