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편'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 따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566일만에 해제될 전망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 여전히 신규확진 규모가 적지 않은데다 새 변이 위험도 있어 섣부른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의무 해제 결정과정에서 이 같은 반대 의견을 들었다. 이번 결정에는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흔적이 남았다. 실외에서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참석자와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스포츠경기의 관람객의 경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로 남겼기 때문이다. 위 사안을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다만 실외 노마스크 예외 규정이 남게되며 이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29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결정을 알렸다. 그는 "혼자만의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에서 조차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국민들의 답답함과 불편함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스크 실외 착용 의무가 566일만에 해제된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0월13일 시작됐다. 현재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람 간 2m 거리 유지가 되지 않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 적용된다. 이를 어길시에는 위반 시 1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가된다. 다만 실생활에서는 2m 거리 유지와 관계없이 대부분 실외에서 착용하고 있다.
국민 불편 해소에 더해 김 총리가 설명한 의무 해제 근거는 방역 위험 완화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 정점 기간과 비교할 때 확진자 수는 20% 이하 위중증 발생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중증병상 가동률도 10주만에 20%대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간 신규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정점보다 크게 줄었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5만568명으로 정점이던 지난 3월17일 62만1175명의 약 8% 수준이다. 한때 400명대던 일간 사망자 수도 100명대로 내려왔다. 이에 방역당국은 코로나19의 유행 양상이 팬데믹(대유행)에서 풍토병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2년5개월 동안의 경험과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상황도 (미국과) 유사한 패턴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미국은 팬데믹 단계를 분명 벗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내릴 때가 됐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내는 아직 위험하므로 마스크 의무 착용을 유지하더라도 실외 마스크는 국민 자율에 맡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수준의 신규 확진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내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전히 확진자들이 몇만 명 단위로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스크 해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당시 확진자가 100명 안팎을 오갔는데 확진자 5만명대인 지금 마스크를 내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추후 새로운 변이 등에 대비하려면 마스크 의무 해제에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거리두기를 해제했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며 "새 변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위중증 및 사망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가 자칫 지나친 방역 긴장감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사회적 메시지와 국민 행동 양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소홀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관련 의견을 소개한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도 이날 정부의 실외마스크 의무 해제안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외에서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의 참석자와 50인 이상이 관람하는 공연·스포츠경기의 관람객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사례로 남겼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발열,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지속적으로(15분 이상 등)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했다.
하지만 실외 노마스크 예외 규정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애매한 경우도 있다. 50명 이상 모인 일반 행사와 야외 결혼식, 실외 지하철역 승강장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이 같은 경우에도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가 적용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박혜경 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실내라는 단어를 정의하고 있는 곳은 딱히 지금 있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건축법상에서의 건축물 중에서도 지붕이나 천장이 있는 상황과 사면이 막혀 있는 곳을 실내라는 정의를 (우리는)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따라서 사방에 벽이 없는 테라스형 카페라든가 야외 결혼식장, 그리고 스포츠 경기장에 들어가시기 전에 실외·야외에서 밀집해서 줄을 설 때는 1m 이상 거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되시면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야외에서 축구나 야구, 등산 등을 하는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니다. 광복절 행사나 현충원 참배 행사, 동창회, 또는 동호회 야외 모임 등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