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12개월 영아가 병원 치료 중 숨진 사건과 관련, 병원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약물 투약사고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병원이 인정한 확실한 투약 오류는 물론 의무기록 삭제 정황까지 줄줄이 들어나고 있어서다.
30일 제주경찰청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사망한 A양은 지난달 10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 중 상태가 악화해 이튿날인 11일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일반 병동에서 코로나 병상으로 전환돼 운영되던 병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동에서 담당 간호사는 에피네프린(신경 전달물질)을 호흡기로 흡입하도록 투약하라는 의사 처방과 달리 성인에게도 과다한 양인 5㎎을 정맥주사로 투약했다. 에피네프린을 직접 주사할 경우 소아 적정량은 0.1㎎으로, 50배가 넘는 양이 한 번에 투입된 것이다.
제주대병원 자체 조사 결과 병동 간호사들은 투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A양 상태가 악화하자 투약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의료진들은 A양 상태가 더 심각해지자 A양을 같은 층 다른 병동으로 옮겼다. 하지만 A양은 입원 당일 몇시간 사이 일반 병동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다 다음날인 12일 오후 숨졌다.
제주대학교 병원 측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의사 처방과 달리 투약이 이뤄졌다"며 투약사고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경찰은 투약사고 당일 작성된 의료기록지가 두 차례 수정을 거치며 처방과 투약 오류 내용이 삭제된 정황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문제의 의료기록지는 투약사고가 발생했던 당일인 지난달 11일 A양을 다른 병동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11일 오후 6시58분쯤 작성된 의무기록지에는 오후 5시45분부터 A양이 숨을 가쁘게 쉬고 울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의사 처방과 투약 오류 내용이 사실대로 적혀있었다.
하지만 2시간 뒤인 오후 9시59분 해당 의무기록에서 의사 처방 내용이 삭제됐고, A양이 사망한 후인 12일 오후 9시13분쯤엔 간호사 처치 내용까지 사라졌다. 경찰은 투약 오류 사실이 담긴 의료기록지 원본을 누가, 왜 수정했는지 등을 의료 과실 혐의와 더불어 핵심적으로 조사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28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추가적인 범죄가 드러난다면 혐의와 입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전방위적인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