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가혹행위를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의무경찰을 일반사망이 아닌 순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복무지에서의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의경을 순직 처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6일 인권위는 지난 9월 윤 청장에게 "복무 중 투신해 사망한 피해자 A씨에 대한 전·공사상 심사를 다시 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98년 10월 서울 모 기동대에 전입해 복무하다 비상계단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당시 전입 13일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의 어머니가 인권위에 이 사건을 진정했다.

A씨의 사망은 '일반사망'으로 구분됐으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7월 A씨에 대한 구타·가혹행위가 존재했다며 순직 인정을 요청했다. A씨 어머니는 경찰청에 재심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청은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이에 A씨 어머니는 국가보훈처에 아들을 재해사망 군경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고 보훈처는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사망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선 관계기관인 경찰청이 A씨의 사망급여급 지급 가능 여부를 회신해야 하는데 경찰청은 A씨의 사망을 일반사망으로 보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현 서울경찰청)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와 경찰청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 통지·조사 기록 등을 면밀히 봤으나 자살·타살 또는 실족사를 구분할 수 있는 입증 자료가 부족해 사망의 종류를 결정할 수 없다"며 "기존 판단을 번복할 정도로 입증이 되지 않았고 A씨가 극단 선택을 하게 된 이유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경찰청이 일반사망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자해 사망을 자유의지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던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경찰청이 재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2008년 군 의문사 조사위원회와 지난해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서 ▲A씨가 동기에게 "중대에서 사람이 죽으면 중대장이나 소대장이 어떤 피해를 보느냐"라고 말했다는 진술 ▲사건 당시 피해자 소속대에서 고참들 기수와 이름·차량번호 등을 외우지 못하면 구타가 시작됐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신입 대원에 대한 관리 소홀이 주된 원인이 돼 자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판단의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