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병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실상 해제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노조와 합의가 없어도 1시간 단축 운영돼온 은행 영업시간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자 금융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측은 이날 오전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이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와 관련한 논의를 가졌지만 결렬됐다.
은행 영업시간은 현재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까지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 노사는 2021년 산별 중앙교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그 해 7월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전까지 은행 영업시간을 기존(오전 9시~오후 4시)보다 앞뒤로 30분씩 총 1시간이 단축돼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자 금융노사는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지난 12일 1차 임원급 회의를 열었지만 입장차를 보이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도 금융 노사 대표급은 영업시간 정상화를 주제로 노사 대표급 회의를 열었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금융노조 측은 "지난 12일 1차 TF 회의에서 사용자측에 '은행 이용 시간에 대한 고객 불편 민원 현황'과 '코로나 이전과 이후 시간대별 내점 고객 현황 자료'의 공유를 요구했지만 사용자측은 오늘(25일) 회의에서도 끝내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사측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식의 원상복구 주장으로 회의가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용자측에 비대면 금융 거래 확산 등을 수치로 제시하며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 개시는 현행대로 9시30분에 하지만 영업 마감 시간은 현행 오후 3시30분에서 4시로 30분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한 바있다.
하지만 사측은 '조건 없는 원상복구'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노조는 ▲오전 9시~오후 4시30분 중 6시간30분 동안 영업하지만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은 영업점별 고객 특성과 입지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 ▲고객의 금융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9 TO 6 점포' 등을 개별 노사 합의로 점차 확대 ▲금융소외계층 양산 방지를 위해 점포폐쇄 자제 노력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같은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는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은행 영업시간이 줄어 불편하다는 금융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당국도 은행의 영업시간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사측은 노사 합의가 없어도 은행 영업시간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외부 법률자문도 받았다. 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일에 맞춰 영업시간을 기존대로 1시간 늘리는 방안을 은행 영업점에 통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는 "만일 사측이 이러한 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영업시간을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린다면 사측은 합의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은 물론 산별 노사관계 파행에 따른 책임까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