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연준은 지난해까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하락)을 언급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 폭을 일반적인 수준인 0.25%포인트로 되돌렸다.
연준은 지난달 31일~이달 1일(현지 시각)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4.50~4.75% 범위로 올라갔다.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8회 연속 올라 지난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인상 폭은 지난 12월 0.5%포인트에서 이번에 0.25%포인트 낮추며 2회 연속 줄었다.
연준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고강도 긴축을 단행했다.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0)금리 시대'를 끝냈고 5월에는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확대했다. 이어 6월, 7월, 9월, 11월까지 4차례 연속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이후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자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어 올해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했다.
FOMC '비둘기파적' 성향…'금리인상 마무리' 기대감
이날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에 나선 것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지나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FOMC는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다"며 문구를 수정했다. 또 연준은 향후 정책과 관련해 금리의 "속도(pace)" 대신 "범위(extent)"를 결정한다는 표현으로 바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고 특히 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지속적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정책 스탠스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고 이에 따라 지속적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성명은 FOMC가 "금리 목표범위를 지속해서 올려야(ongoing increses)" 할 필요성을 여전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FOMC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 문구를 삭제하지 않은 데 대해 "3월과 5월에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한 점을 들어 연준이 오는 3월 FOMC에서 다시 한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당분간 금리 인상을 멈출지 주목하고 있다.
알리안츠투자관리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동시에 축적된 긴축효과를 감안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며 "이번 긴축 사이클의 끝에 근접했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