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6위인 한화손해보험이 운전자보험 경쟁에 뛰어들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일부터 운전자보험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을 개정해 경찰조사단계부터 선임한 변호사비용을 보장하고 있다. 경찰조사단계가 끝나고 실제 구속이나 기소절차가 이뤄져야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했던 것을 경찰조사단계부터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한화손해보험은 자동차사고 상해등급 8~14등급 운전자에게 최대 500만원을, 4~7등급은 최대 3000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의 지급금액 기준과 동일하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상해등급 12~14등급의 경우 500만원 한도, 8~11등급은 1000만원 한도의 변호사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메리츠화재 경우 8~14등급 모두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한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동차부상치료비 등급은 1~14등급으로 나눈다. 1등급이 가장 심한 부상이며 14등급이 가장 약한 부상이다. 8~11등급은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뇌진탕과 견관절 탈구, 2개 이하의 단순 늑골골절, 3㎝ 이상의 안면파열 등이 해당된다. 12~14등급은 척추염좌, 단순고막파열, 사지의 단순타박 등이 포함돼 있다.
한화손해보험이 변호사비용 특약을 개정한 이유는 보험업계에서 '황금알'로 떠오르는 운전자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경미한 부상으로 인한 법적분쟁에도 변호사비용을 지급해 가입자들을 끌어모은다는 게 손해보험사들의 전략이다. 운전자보험은 연간 기본보험료가 10만~36만원을 형성한 가운데 손해율은 80% 미만으로 낮아 고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운전자보험료 손해율은 56.1%를 기록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운전자보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정 수준 손해율을 80%로 보고 있는데 이보다 23.9%포인트(p)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운전자보험 시장규모도 커지는 분위기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21년 운전자보험 시장은 연간 약 900억원(초회 보험료 기준)으로 추정된다. 2020년 자동차보험 시장이 20조2774억이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별개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즉 타사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손해보험이 삼성화재,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가입자도 끌어올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매년 5~6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손해보험 입장에서는 운전자보험을 통해 실적을 어느 정도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손해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 자동차사고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을 강화하는 것은 당장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개정된 DB손해보험 운전자보험의 경우 보장을 강화하자 월 신규 가입자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협회에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아 독점 판매해왔지만 지난 27일 독점권이 만료되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 보행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운전자 처벌이 강화되면서 운전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자 손보사들은 보상을 강화한 신상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변호사선임비 특약을 지난 1일 업계 분위기에 맞춰 개정해 판매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