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면서 1년 만에 금리인상 사이클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금통위는 2021년 8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달까지 1년 반 기간 동안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기준금리를 7번 연속 인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금통위 결정으로 미국(4.50∼4.75%)과의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유지된다.

다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여전히 5%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오는 4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연준이 전달 내놓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징후가 있지만 더 많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맞서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회의를 통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4.50~4.75%까지 올렸다. 0.50%포인트 빅스텝에서 0.25%포인트 베이비스텝으로 인상 폭을 낮춘 것이다. 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원/달러 환율 1300원 재돌파… 경제성장률 1.6%

달러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중심이 되는 화폐)라는 점에서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국내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환율은 상승) 위험이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 가격을 비롯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5.9원) 대비 9원 오른 130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지지선인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개월 만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직전 전망(1.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중국 경제의 위축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도 어려움을 더하는 가운데 기존 예측을 수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2.4%로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물가 상황을 반영해 직전 예상(3.6%)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