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KT 차기 대표 후보 선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KT 이사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 나선 구현모 KT 대표. /사진=뉴스1

KT 이사회가 선정한 차기 대표 후보군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권의 반대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1대 주주 국민연금의 역할론까지 주문한 상황에서 KT 대표 선임은 더욱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최종 후보에 자사 출신 전·현직 임원만 선정한 것을 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강조했다.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차기 대표 경선에 도전한 33명을 심사한 끝에 면접심사 대상자로 ▲박윤영 전 KT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4명을 선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안 되면 조직 내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나고 '결국 손해는 우리 국민이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박성중, 권성동, 김영식, 윤두현, 하영제, 허은아, 홍석준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이사회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 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차기 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며 "KT는 기간통신사업자로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했다.

위원들은 구현모 KT 대표의 비위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들은 "구 대표는 친형의 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 그룹에 지급 보증을 서주는 등 업무상 배임 의혹이 있다"며 "이번 후보 4명 중 한 명인 당시 윤경림 현대차 부사장은 이를 성사시킨 공을 인정받아 구현모 체제 KT 사장으로 합류했다는 구설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특히 "4명 후보 중 한 명인 윤경림 사장은 대표 선임 업무를 하는 이사회 현직 멤버로 '심판이 선수로 있는 격'이라며 출마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KT 이사회는 윤 사장을 후보군으로 넣어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과 경찰은 구 대표와 일당들에 대한 수사를 조속히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들은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발동해 KT가 특정 카르텔의 손에 놀아나지 않도록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KT 이사회의 결정이 난 뒤 여권과 대통령실이 연이어 집중 포화에 나선 가운데 KT 차기 대표 선임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여권에서 해당 후보자들에 대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KT 이사회도 결정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고 설사 결정한다해도 국민연금의 입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