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주택 증여 비중이 큰 폭으로 줄었다. 취득세 산정 기준이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변경되며 내야 할 세금이 많아진 탓이다. 정부의 각종 연착륙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찾아온 침체가 다소 완화되자 매매 차익을 노리고 증여보다는 보유를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져 증여 비율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 주택거래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주택 거래 중 증여비율은 11.0%(6536건 중 722건)로 조사됐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2년 12월 서울의 주택 증여 비율은 36.4%(7199건 중 2620건)로, 한 달 만에 25.4%포인트 줄었다. 전국의 주택 증여 비율도 지난해 12월 19.6%로 사상 최고였으나 1월(11.0%) 8.6%포인트 감소했다.
올해부터 증여 취득세 산정 기준이 바뀌며 취득세 부담이 늘자 증여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는 증여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를 시가표준액(공시가격) 기준으로 산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시가인정액(시세)이 기준이 된다.
취득세는 과세표준에 취득세율을 곱해 과세한다. 최근 집값이 하락하며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과세표준 기준이 시가안정액으로 변경되면 그만큼 취득세는 높아진다.
특히 아파트 증여가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29.9%로 당시 거래된 아파트 4채 중 1채가 증여에 해당했으나 지난 1월 10.8%로 집계되며 19.1%포인트 줄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인 59.5%(378건 중 225건)가 증여였는데, 올해 1월에는 169건 중 13건(7.7%)만이 증여였다. 같은 기간 용산구의 증여 비율은 62.7%(67건 중 42건)에서 6.3%(16건 중 1건)로 줄었다. 노원구 또한 작년 12월 증여 비중이 50.3%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에는 5분의 1 수준인 8.3%로 급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취득세 증가를 이유로 증여가 감소한 상황에서 규제 완화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됨에 따라 보유 주택을 증여하기보단 더 보유하면서 매도 타이밍을 노리는 이들이 늘어나 증여 비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