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거래시장의 하락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년간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한 데다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며 매수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리막에 선 전국 주택가격… 언제까지 떨어질까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주택매매가격은 1.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주택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2020년 8.3%, 2021년 15.0% 등 직전 2년간 주택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2021년 9월을 기점으로 감소로 전환돼 전년(2021년) 대비 약 50% 줄었다. 지난해 7월 이후에는 월평균 거래량이 약 3만3000가구에 그쳤다. 직전 5년(2017~2021년)의 월평균 거래량이 약 8만2000가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
손은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주택매매 거래량은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 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도 매도자의 희망 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서 감소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의 거래 희망가격에 대한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 위축은 더욱 심화됐다. 매도 호가가 하락함과 동시에 주택가격이 낮아지고 있으나 거래는 '급매' 위주로 이뤄지면서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분양 심화… 부동산 암초 되나
주택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며 미분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분양 물량은 37만가구로 전년 대비 소폭(-4.7%)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수요가 급격하게 쪼그라들며 미분양이 증가세를 보였다.2021년 9월 1만3000가구까지 줄었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큰 폭 증가해 12월 말 기준 약 6만8000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2022년 1년간 5만가구 늘었다. 그 중 4만1000가구가 비수도권에 분포해 있다. 특히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1만1000가구가량으로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손 연구원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주택 공급자인 건설업체가 아니라 자금을 공급한 금융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분양을 마친 사업장의 경우 계약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업장 부도 시 불확실성 증가로 주택경기 하락폭을 키울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270만가구 공급 목표를 세웠다. 공급 부족이 시장 불안의 주요인으로 지적된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공급 시기는 향후 주택 경기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공급 위축으로 주택가격 재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 사업 추진을 지속하되, 경기침체 양상을 보인다면 분양 시기 조정이 불가피하다.
정부 규제 완화 효과로 하락폭 둔화 예상
정부는 꾸준히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해왔고 그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지난 1월3일 국토교통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높아졌고 세제와 전매제한 등 상당수의 규제가 완화됐다. 과거 규제지역 해제가 상당 기간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매우 신속했다는 평가다.
최근 집값 하락으로 주택경기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완화 기 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규제 완화의 영향을 받는 영역에서 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가격 하락 둔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손 연구원은 "향후 주택경기 상황에 따라 규제 완화 속도는 바뀔 수 있다"며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