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통신업계 신성' 제4통신사는 누가 될까
② 제4통신사 가능성은… 정부 '7전8기' 성공할까
③ 통신 과점 끝낸다… 정부, 제4통신사 유치 '사활'
①'통신업계 신성' 제4통신사는 누가 될까
② 제4통신사 가능성은… 정부 '7전8기' 성공할까
③ 통신 과점 끝낸다… 정부, 제4통신사 유치 '사활'
정부가 통신 시장의 과점 구조를 개혁하겠다며 '제4통신사' 카드를 꺼냈다. 소수 사업자가 영위하는 통신 시장에 새로운 기업을 유치해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제4통신사는 그동안 수없이 좌초했으나 정부가 기존과 달리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사업 투자와 운영비용이 천문학적인 데다 통신업이 규제 산업인 점을 감안할 때 진입할 사업자가 나타나긴 쉽지 않다는 게 통신업계의 중론이다.
과기정통부, '제4통신사' 7번 좌절… 이번엔 다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31일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대역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겠다며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빠진 자리를 새로운 기업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회수한 28㎓ 대역 사업권 2개 중 1개를 제4통신사에게 할당해 사실상 3년간 독점 사업권을 제공한다.
통신 3사처럼 전국망을 구축할 필요도 없다. 수도권·강원권처럼 특정 권역을 선택하고 해당 권역 역시 전체를 커버하는 망을 깔지 않고 인구가 밀집한 장소(핫스팟) 위주로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핫스팟을 300곳 구축한다고 가정하면 투자금이 약 30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 시장의 과점 구조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통신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며 "통신업계의 실질적인 경쟁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통신 시장을 장악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 대통령까지 직접 통신 3사의 시장 과점 체제를 비판하면서 제4통신사를 향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겐 제4통신사는 숙원 과제다. 2010년 이후 일곱 차례나 시도했지만 역량을 갖춘 사업자를 찾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과기정통부는 과거 수 조원에 달하던 제4통신사 망 투자비를 대폭 낮췄다. 신규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위해 약 4000억원 수준의 정책자금도 융자나 대출 형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엔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진입장벽을 확 낮춘 만큼 제4통신사 추진이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올해 2분기 주파수 할당 방안 공고에 앞서 후보군 기업을 대상으로 제4통신사 사업 설명회를 하는 등 민간 기업 설득에 전력을 다한다.
제4통신사, 실현 가능성 크지 않아… 비용과 사업성이 관건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지를 천명했지만 실현 가능성엔 고개가 갸우뚱한다. 정부가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네이버, 쿠팡, 카카오, 신세계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묵묵부답이다.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는 "이미 레드오션인 통신업에 진출해도 수익이 날지 의문"이라며 "정부 리스크가 있는 만큼 섣불리 참여하기 어렵다"고 했다.
관건은 투자비와 운영비를 포함한 자금과 해당 대역의 사업성이다. 28㎓ 대역은 통신 3사의 서비스 주파수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직진성이 강해 기지국을 더 많이 설치해야 한다. KT와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회수 조치를 감수하면서도 기지국 설치에 힘을 쏟지 않는 것도 사업성은 담보되지 않는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이다. 활용성도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28㎓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조차 없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선 28㎓ 전국망이 필요하지만 아직 먼 얘기다.
3000억원이라는 정부의 추산도 결국엔 초기 사업자금에 불과하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운영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기존 통신 3사로부터 망까지 임대해 줄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적인 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앞으로 연간 수 조원대 마케팅비와 유지보수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 진입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통신 사업이 지닌 무게감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디지털대란 이후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가 중요해진 탓에 규제 사업인 통신에 발을 들이면 과기정통부의 깐깐한 입맛을 맞출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신 3사처럼 눈치를 보며 사업 전략 수립에 애를 먹을 것이 자명하다.
제4통신사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견고하게 세운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도 쉽지 않다. 이미 한 명당 스마트폰을 2대를 쓰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이동통신 보급률이 100%를 넘은 상황에서 제4통신사의 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4통신사는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여서 그나마 이 정도로 이슈가 될 뿐"이라고 진단했다.